니스 테러범, 41세 튀니지 출신…"전형적인 이슬람 무장세력 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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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테러담당 검사를 맡고 있는 프랑수아 물랭 파리지검장.

프랑스 남부도시 니스에서 14일 밤(현지시간) 벌어진 트럭 테러의 사망자가 84명으로 확인됐다. 부상자는 202명으로 집계됐다,.

프랑스 대테러담당 검사를 맡고 있는 프랑수아 물랭 파리지검장은 15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테러로 84명이 숨졌고 이 가운데 10명이 어린이”라며 “부상자 202명 가운데 52명은 위중한 상태이며 25명은 의식불명”이라고 말했다.

물랭 지검장은 지금까지 밝혀진 테러범의 신원과 중간 수사결과도 설명했다. 그는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사살된 용의자의 이름은 무함마드 라후에유 부렐(41)이며 1975년 튀니지 출신으로 현재 니스에 살고 있는 배송 운전기사”라며 “2010~2016년 절도와 폭력·불법 무기 소지 등의 범죄경력을 갖고 있었으나 이슬람 극단주의의 징후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물랭 지검장의 설명에 따르면 부렐은 지난 1월 무기를 이용한 폭력범죄를 저질렀다가 3월 체포돼 징역 6개월형을 선고 받은 상태였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던 부렐은 지난 11일 렌터카 회사에서 범행에 사용된 흰색 19t 트럭을 빌렸다. 원래 13일 반납 예정이었지만 돌려주지 않고 범행에 나섰다.

범행 당시 부렐은 니스 해변가의 유명 산책로인 ‘프롬나드 데장글레(영국인의 산책로)’의 인도와 차도를 넘나들며 2㎞ 가량 공포의 질주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바스티유의 날’ 축제 불꽃놀이를 즐긴 뒤 걷던 수천 명의 시민들을 들이받았다. 출동한 경찰관 3명을 발견한 뒤엔 자동권총으로 사격을 가했다. 부렐은 300여m 가량 진행하며 총격전을 벌인 끝에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물랭 지검장은 “경찰들이 트럭을 멈추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테러범을 사살했다”고 말했다.

부렐은 트럭 조수석 쪽으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운전석에선 자동권총 1자루와 모형권총 1개, 탄창·탄환 등이 발견됐다. 운전석 안에는 모형 칼라시니코프 자동소총 1정과 역시 모형인 M16 자동소총·수류탄 1개, 휴대전화 1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차량 안에서 부렐의 렌터카 계약서와 신분증을 비롯한 서류들을 확보해 지문을 대조한 끝에 신원을 확인했다. 부렐은 ‘프롬나드 데장글레’ 인근에 트럭을 세워두고 떠났다가 범행 당시 자전거로 돌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트럭 짐칸에서 부렐이 타고 온 자전거도 발견했다.

경찰은 부렐의 신원을 확인한 뒤 15일 오전 니스 인근의 한 아파트를 급습했다. 이곳은 3년 전 이혼한 전 부인과 살던 아파트로 둘 사이엔 자녀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부렐의 전 부인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데려와 조사 중이다. 경찰은 컴퓨터 등 디지털 증거도 확보했다.

물랭 지검장은 “사건 발생 직후 파리의 대테러 부대가 파견돼 작전을 벌였고 4명의 검사가 파견돼 수사 중”이라며 “이번 테러가 다른 어떤 조직·개인과 연계돼 있는지 확인 중이지만 이번 공격은 이슬람 무장세력 테러의 전형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단체나 개인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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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공개한 무함마드 부렐의 신분증. [사진 데일리메일 캡쳐]

한편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프랑스 경찰이 확보한 부렐의 신분증이라며 서류 복사본 1장(사진)을 공개했다. 데일리메일이 공개한 사진 속 부렐은 짧은 머리에 수염은 기르지 않았다. 범행 당시 목격자들은 부렐이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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