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인파 폭발·「전시중지」로 얼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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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86년은 서울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 미술계도 아시안게임에 맞는 전시문화행사 문제로 부산한 한해가 될것 같다.
과천에 새로 짓는 국립현대미술관은 개관기념전으로 아시안게임에 맞춰 「아시아현대미술제」를 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도 아시안게임에 앞서 「아시아채묵화전」을 기획, 지금 당국과 협의중이다.
국내화랑·미술관들도 순수한 우리것을 보여줄 민화전·동양화전·도자기전·부채전·목기전·조선시대 서화전·전각전·한글서예전·매듭전·보자기전·흉배전등 다채로운 전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힘입어 지금까지 침체일로에 있던 동양화가 활기를 띨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같은 조짐은 벌써 지난 12월1일부터 15일까지 현대백화점 준공기념으로 연 현대미술관 개관기념 한국화 9인 초대전에서 입증되었다.
잘 팔리지 않던 동양화에 바람이 불어 김기창·민경갑·박노수·박생광·서세옥·성재걸·안동숙·장우성·천경자씨 작품이 80%이상 팔린 좋은 성과를 보였다.
85년은 이른바 「민중미술」파동으로 얼룩진 한해다.
작품철거, 전람회 중단, 출품작가에 대한 경범죄 처벌로까지 치달았던 「1985년 20대의 힘전」파동은 미술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창작자유의 한계를 넘은 미술」로 지탄을 받아 민중미술의 개념정립된 여러가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올해는 유난히 회고전이 많이 열린 한해였다. 청전 이상범·소정 변관식·우향 박협현· 박수근·오지호·최영림화백의 굵직한 회고전이 열려 미술애호가들의 큰 호응을 얻은 받았다.
특히 호암갤러리에서 열린 박협현회고전, 현대화랑에서 연 박수근회고전은 2만여관객을 동원, 국내작가로는 최고기록을 세웠다.
남의 나라에서나 있는 부러운 일로 여겨지던 이같은 유료전시회가 우리나라에서도 작품만 좋으면 성황을 이룬다는 좋은 예를 만들어 놓았다.
「부르델」 조각전, 「로댕」전,「아르망」전 「피카소」걸작전, 「알케친스키」전 외국의 전시회가 많았던 것도 미술계의 큰 수확이다.
불황속에서도 이화갤러리·현대미술관·하나로미술관·전화랑·후화랑·나비스화랑·갤러리사·우정미술관·현대화랑강남지점등이 새로 생겨 전시공간이 크게 늘어났다.
신축 대형건물에 의무적으로 예술작품을 설치 토록한 「서울시건축조례」가 미술인들에게조각·벽화등 큰 일거리를 제공, 환경 조형물 제작이 활기를 띤 한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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