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한국산 전자부품등 수입추진|엔고효과 나타나기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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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엔화강세를 계기로 한일무역관계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있다. 우리측은 그동안 끊임없이 대일무역역조개선을 요구해 왔으나 일본측은 거의 눈도 깜짝 안할 정도로 무성의했었다.
그러나 최근 전자업계는 한국으로부터의 전자부품 수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일본정부와 업계는 한국상품이 쉽게 팔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유통구조의 합동조사를 실시키로 하는등 전에 없던 태도변화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유명 전자메이커인 산요·샤프사의 관계자들이 내한, 지난 11월말부터 12월 중순 사이에 국내전자부품회사들이 생산하는 전품목을 대상으로 ▲자기네들이 요구하는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지 ▲적기에 납품할 시설능력을 갖추고있는지 ▲값은 일제부품에 비해 얼마나 싼지 등을 상세히 조사해 갔다.
일본측이 지금까지 한국에서 수입해갔던 전자부품은 스피커와 녹음테이프·소형전동기등 연간 3천4백만달러(84년) 규모에 불과했으나 최근엔화의 강세로 인해 일본제품의 수출가격에 인상요인이 생겨나자 이를 커버하기 위해 한국 등지에서 보다 싼값으로 부품을 사가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전자부품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측의 필요 때문이라도 전자부품의 대일수출 전망은 상당히 밝다고 전망하고 문제는 부품과 소재면에서 다소 앞서있는 대만과의 경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측은 지난 18, 19일 동경에서 열린 제18차 한일무역회담에서 종전대도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임했으며 특히 우리측의 요구를반영, 19개품목에 대해 일본 시장내의 유통구조에 대한 합동조사실시를 처음으로 동의했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측대표단은 무역역조시정을 위한 일본 측의 성의를 강력히 촉구하면서 여의치 않을 경우 대일수익 비중이 큰 기계류를 비롯해 1백69품목에 대한 수입선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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