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보낸 성탄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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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차분하고 조용한 성탄전야였다. 영하1도의 비교적 포근한 날씨속에 서울도심 등 도심유흥가의 인파는 예년보다 다소 많았으나 자정전후 대부분 귀가, 거리는 차분함을 되찾았다.
서울 명동성당과 영락교회에서는 성탄 자정미사와 음악예배로 성탄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그 뜻을 되새겼다.
서울시내에서는 24일밤 평소보다 20%쯤 많은 3백72명의 보안사범이 적발돼 이 가운데 3백7명이 즉심에 넘겨졌고 65명이 훈방됐다.
◇거리=서울 명동의 인파는 지난해엔 하오7∼8시 사이 1만5천여명으로 가장 붐볐으나 올해는 하오8∼9시 사이에 2만여명이 몰려 작년인파를 약간 웃돌았다.
그러나 인파는 하오10시 1만5천여명, 하오11시 1만여명으로 줄어들면서 자정을 넘기자 거리는 고요를 되찾았다.
염보현 서울시장, 강민창 시경국장을 비롯한 교사, 공무원, 연예인들은 하오7시부터 서울명동, 충무로 등지에서「청소년 선도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교회·성당=명동성당에서는 김수환추기경의 집전으로 3천5백여명의 신도가 모인 가운데 자정미사를 올렸다.
김추기경은 강론을 통해『예수님처럼 우리 모두가 주변의 가난한 이, 고통받는 이, 병자, 소외된 이들을 위하여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을 주고 나눌 수 있는 것을 나눔으로써 그들과 기쁨과 희망, 슬픔과 번뇌를 함께 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하오7시30분부터는 성당내「사도회관」에서 스페인 출신의「산토스」신부가 농아자 80여명을 위하여 수화미사를 집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이들에게「말없는 하느님의 온정을 전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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