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검사장 검찰 소환 "잘못된 행동 인정하고 무겁게 받아드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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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검사장

'120억원대 주식 대박'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진경준(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검사장을 검찰이 피의자 신분으로 14일 오전 소환했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김정주(48·넥슨 창업주) NXC 대표로부터 4억2500만원을 받아 비상장 주식 1만 주를 매입하고 이듬해 이 주식을 넥슨에 10억원에 되팔아 5억7500만원의 차익을 얻은 것을 뇌물 수수 혐의로 보고 있다. 진 검사장이 2006년 넥슨재팬 지분을 사들인 뒤 2011년 처분해 110억원대 차익을 얻은 것에 대해서도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진 검사장은 오전 9시 59분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으로 걸어서 출두했다. 짙은 남색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한 진 검사장은 어두운 표정으로 서서 거듭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진 검사장은 취재진이 '갑자기 자수서를 내고 의혹을 시인한 이유'에 대해 묻자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고 무겁게 받아들인다. 그동안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진실을 밝히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특임검사팀은 13일 김 대표를 전격 소환한 데 이어 14일 진 검사장을 소환 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진 검사장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 가운데 일부를 사실이라고 시인하고 일부는 해명하는 자수서를 13일 특임검사팀에 제출했다. 자수서에는 "개인 돈으로 주식을 샀다"고 주장했다가 말을 바꾼 이유와 넥슨이 제공한 제네시스 승용차를 처남 명의로 받아 자신이 이용한 것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진 검사장의 주식뿐 아니라 12일 진 검사장 처남이 대표로 등록돼 있는 청소용역업체 B사를 압수수색해 진 검사장이 B사 운영에 관여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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