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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멍멍이 안먹지?" 초복 앞두고 동물보호단체 개식용 반대 홍보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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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17일)을 앞두고 동물자유연대가 인청공항 리무진버스에 개고기식용반대캠페인을 알리는 광고판을 부착했다.12일 인천공항에서 광고판을 붙인 6015번 공항리무진버스가 승객들을 태우고 있다. 조문규 기자

장맛비는 간헐적이고 무더위는 계속이다. 더위가 본격적으로 온다는 초복(初伏)이 오는 17일이다. 초복 다음을 중복, 말복이라하고 이를 삼복이라고 한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삼복은 중국 진(秦)나라 때부터 시작됐고, 일년 중 무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여서 삼복더위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또한 복날에는 개장국과 삼계탕을 즐겨 먹었다. 개장국은 다른 말로 개장, 구장(狗醬), 지양탕(地羊湯), 보신탕(補身湯), 영양탕(營養湯), 사철탕으로 불린다.

초복을 앞두고 (사)동물자유연대가 본격적인 개고기식용반대를 위한 홍보전쟁을 시작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1일부터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시내를 연결하는 6001ㆍ6002ㆍ6003ㆍ6008ㆍ6011ㆍ6013ㆍ6015ㆍ6016ㆍ6030번 공항리무진버스 10대에 대형 개고기 식용반대 캠페인 광고판을 부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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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식용반대 캠페인 광고판을 붙인 6015번 공항리무진버스가 지난 12일 서울로 진입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지난 12일 인천공항 6015번 공항리무진버스에 부착된 광고카피는 “아빠는 멍멍이 안먹지?”였다. 글 옆에는 애완견이 어린소녀와 함께 엎드려있다.

이 버스 왼편에는 ‘AGAINST DOG MEAT 개고기를 반대합니다’라고 적힌 광고판이 붙여져있었다.

동물자유연대 장인영(35ㆍ여)간사는 “공항리무진버스에 영어를 함께 표기했다”며 “외국인들에게 개고기를 먹는다는 걸 알리려는 게 아니고 이를 보고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외국인들이 개고기를 먹는 걸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으로 위축돼 먹지않기를 바라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13일에는 102번(흥안운수)ㆍ103번(삼화상운)ㆍ2016(메트로버스)ㆍ3425(동성교통)ㆍ462(남성교통)ㆍ5519(관악교통)ㆍ6632(공항버스)ㆍ7016(유성운수) 등의 서울시내버스 10대에도 개고기식용반대 광고판을 설치했다. 광고는 모두 다섯 종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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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후반 서울시내 보신탕집 골목. 이때 보신탕집은 거리낌없이 대중음식점으로 불리었다.(왼쪽사진) 1981년 서울 시내 한 보신탕집. 이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이 보신탕을 즐겼다. 하지만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보신탕 음식점은 눈총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사진 속 등장인물들도 사진취재를 꺼려하지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인식이 바뀌어 사진 속 인물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중앙포토]

우리나라에서 보신탕은 오랜 풍습이었다. 조선시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개를 삶아 파를 넣고 푹 끓인 것을 구장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죽순과 고춧가루를 타고 밥을 말아 시절음식으로 먹는다. 이렇게 먹고 나서 땀을 흘리면 더위를 물리치고 허한 기운을 보충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서울올림픽을 앞둔 1980년대 초부터 세계인들의 입방아에 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1983년 보신탕집은 4대문 밖으로 쫓겨났다.

이러한 강제적인 조치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개에 대한 인식이 바뀌며 보신탕집도 영향을 받았다.

최태훈(50ㆍ회사원ㆍ경남 창원)씨는 “옛날엔 개고기를 먹지못하면 핀잔을 준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보신탕집은 지난 2005년 520여개까지 이르렀지만 2014년에는 329곳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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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인천공항에서 관광객들이 개고기식용반대캠페인 광고물을 보며 공항리무진버스에 탑승하고있다. 조문규 기자

서울시 식품안전과 외식업위생팀 직원은 “요즘 젊은층이 보신탕을 잘 먹지않는다”며 “시식연령이 줄다보니 식당도 갈수록 줄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 장 간사는 “반려동물 1000만시대에 개고기를 먹지않았으면 좋겠다”며 “식용 개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강아지 번식장에서도 개고기로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중복(27일)에는 거리캠페인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들외에도 시민단체들은 복날을 전후해 개고기식용금지 캠페인을 이어간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오는 23일 ‘Dog, the Friend’라는 주제로 콘서트를 하나투어 브이홀에서 개최한다. ‘모든 개는 반려견-Stop, Eating Dog’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번 콘서트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배우 이용녀ㆍ문소리, 방송인 안혜경, 가수 알리ㆍMC스나이퍼 등이 출연해 개식용 금지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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