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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비박 후보 단일화를”…친박 서청원은 내일께 결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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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다음달 9일 열리는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계파별(친박·비박) 후보 단일화 바람에 출렁이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12일 비박 후보 단일화를 공개 촉구했다. <본지 7월 12일자 10면>친박계도 좌장 격인 서청원 의원 추대 쪽으로 기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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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함께했다. 김 위원장이 오찬장에 인사차 들른 정병국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 의원은 이날 오후 의원회관으로 김무성 전 대표를 찾아가 지원을 요청했다. [사진 박종근 기자]

①‘정병국-김용태-나경원’ 단일화 논의 착수=김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박계가 당 대표로 당선되려면 당연히 단일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가 안 되면 당선이 안 된다”고 비박 후보 난립을 우려했다. “비박 단일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오후엔 김 전 대표가 정병국 의원을 만났다. 정 의원은 김 전 대표 의원실에서 회동한 뒤 “내가 ‘도와달라’고 요청드렸고, 김 전 대표가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또 “김 전 대표는 비박계가 단일화를 하면 돕겠다는 의중이냐”는 질문에 “그런 뜻은 가지고 계신다”고 답했다.

계파별 달아오르는 물밑 움직임
정병국 “비박 김용태와 함께 갈 것”
나경원 “내가 할 역할 있을까 고민”
친박 내부선 서청원 추대 움직임
“마이웨이 친박 후보 있다면 배박”

김 전 대표와 정 의원은 둘 다 비박계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 출신이다. 정 의원은 비박 김용태 의원과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 “뜻이 같기에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8일에도 정병국·김용태·홍문표 의원과 나경원 의원을 한자리에 불러 비박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했다. 나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처음부터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다”며 “새로운 변화를 보여 주는 데 ‘내가 할 역할이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②‘진박 후보’ 논란 조짐=친박계에선 서청원 의원의 출마가 가시화되고 있다. 서 의원과 가까운 이완영 의원은 “당을 포함해 박근혜 정부를 살리기 위해선 서 의원이 반드시 출마해야 한다”며 “주말에도 계속 이런 뜻을 전해 드렸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친박계 이장우 의원도 “선당후사 정신으로 당을 구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당 대표직에 출마할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가세했다. 서 의원은 14일을 전후해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복수의 측근이 전했다.

전대 출마를 저울질해 오던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라디오에 나와 “서청원 의원이 결정하고 나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원유철 의원의 불출마 선언(11일)에 이어 홍 의원까지 서 의원에게 길을 터주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당내에선 “친박이 ‘서청원 추대’로 교통정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친박계 내부에선 자체 판세 분석 결과 서 의원이 나서면 친박계가 조직력에서 우세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남은 친박계 후보(이주영·이정현·한선교)는 “끝까지 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우에 따라선 친박 내 진박(진짜 박근혜계) 후보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 친박계 핵심 관계자는 “서 의원을 중심으로 친박이 똘똘 뭉치면 이길 수 있다”며 “친박이라고 하면서 마이웨이 하려는 후보는 사실상 ‘배박’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원로들 “전대 통해 당 달라졌다 소리 들어야”=새누리당 원로 21명이 이날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과의 오찬 자리에서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당이 달라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전대가 모든 계파를 하나로 만드는 용광로가 돼야 한다”(박희태), “계파 간 인신 공격은 금물”(박관용)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일부 원로는 “총선 참패에 책임 있는 인사는 출마해선 안 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글=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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