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천재를 낳는가…미 고지능 정자은행서 태어난 어린이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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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능은 유전되는가.
이해묵은 싸움을 해결해 보기위해 지난 80년 미국에서는 고지능아버지의 정자를 고학력의 어머니에 임신시키는 「천재아 시험관 아기출생 계획」이 진행되어 왔다.
이렇게해서 태어난 아이가 20명, 임신중인 아이는 17명.
이들에대한 추적조사는 출생된 아이가 아직 어려 고지능을 지녔는지의 여부를 판가름하기 힘들지만 현재까지의 대답으로는 「특출하지않다」는 것이다.
지난 80년 플래스틱안경알의 개발로 큰돈을 번 「로버트·그레이엄」씨가 미캘리포니아주에 스콘디도에 이른바 「노벨상수상자 정자은행」으로 불리는 고지능정자은행을 설립했다.
인류최초로 트랜지스터를 만든 공로로 지난 56년 노벨문리학상을 수상한 「윌리엄·쇼클리」(IQ 1백29)등 3명의 노벨상수상자들과 수학교수·과학자등 고도의지능 수준을 가진 사람들이 제공한 정자들을 액체질소로 냉동보관, 판정에 합격한 여성에게만 공급하고있는 이기관에서는 그간 20명의 인공수정아기를 출산시킨데 이어 지금도 자원한 고학력의 미혼모17명이 임신중에 있다.
과연 이렇게 태어나는 아이들은 높은 지능의 소유자들인가.
그들은 보통아이들보다 훨씬 빨리 지적인사고를 시작하는가.
태어난 20명의 아이중 성장실태는 부모가 비밀로 하고있어 구체적인 조사가 실시 되지 않았지만 「대체로 보통아이들 보다 월등한 지적발달을 보이거나 특이한 지능수준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도런·월리엄·불레이크」라는 3세된 아이는 심리학자인 「에프톤·눌레이크」(여·IQ1백30)의 아들로 수학과 음악에 뛰어난 과학자의 정자를 받아 태어난 아이.
2세가 되기전에 말배우기 훈련을 시켜 4세수준의 말하기 테스트를 한결과 별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도런」은 식당에서 엄마의 차에 설탕을 넣어 주다거나 새우칵테일을 권하기도하는등 사려깊고 우호적인 사회적행동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행동이 다른 아이에비해 지능이 높다는 증거는 되지 못한다. 또 유치원에서의 용변가리기훈련에서는 잘 적응하지못했고 아직까지 엄마젖을 먹고 있는정도.
결국 「도런」의 성장·행동과정에서 아직까지 특별한 지적우위성이 나타나지않고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아이인 「린드라」는 생후 10개월된 여자아이로 「아드린느」는 의딸인데, IQ 2백을 넘는 아버지의 정자로 태어났다.
「린드라」는 음악적감수성이 뛰어나 TV프로그램을 흉내내기도 하고 장난감자동차운전도 즐기는등 보통아이들이 18개월이되기 전에는 하기힘든 일을 해내는 능력을 보이고있다.
그렇지만 「린드라」가 전반적으로 다른 아이들보다 지능적인 우위에 있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견해다.
이와같은 결과는 심리학자인 「루이스·터맨」박사가 1921년부터 행해온 IQ1백35가 넘는 캘리포니아거주 아동1천5백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분석에서도 잘 나타난다.
「터맨」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지능수준이 높은 배우자끼리 결혼하는 확률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자식들은 평균적으로 볼때 IQ가 그리 높지않았으며, 특히 IQ가 높은 아이들이 자라서 학문적인 성취등의 성공률을 보일 가능성보다는 지구력과 뛰어나기 위한 성취욕에 기인하는것이 더 크다는것을 지적했다. <디스커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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