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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사업 개선해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최근 한 개원의가 SNS에 올린 글이 ‘착한 욕설’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올해부터 노인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이 민간 의료기관으로 확대 시행되면서 보건소를 찾던 어르신이 병원으로 몰렸지만 정작 질병관리본부의 백신 수요 예측 실패로 질타는 고스란히 개원의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글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으며 ‘착한 욕설’로 회자된 것이다. 우리는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 이명희 대한개원내과의사회장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건강노화지수에 따르면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하지만 독감 예방접종률은 80%로 1위였다. 이는 정부에서 1997년부터 예방접종 대상 전염병의 표준 예방접종 지침을 보급하면서 국가필수예방접종을 단계별로 확대해 온 결과다.

이번에 민간 의료기관으로 확대된 노인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사업도 처음 취지는 기존 정책의 시행착오를 개선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보건소에서만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하다 보니 추위에 장시간 기다리다 쓰러지고, 오히려 병을 얻는 등의 시행착오에 따른 것이다.

좋은 취지에도 노인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사업은 시행 첫날인 10월 1일부터 차질을 빚었다. 12일 만에 노인 인구 674만 명 중 절반 이상인 393만 명이 접종(목표량 기준 접종 완료율 72.9%)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백신 품귀현상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헛걸음한 노인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노인 편의를 고려해 시행했던 민간위탁 사업이 질병관리본부의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예년과 다르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오히려 백신 공급이 부족한 탓에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까지 무너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노인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사업에는 면역증강제가 함유된 65세 이상 고연령층 전용 독감백신도 포함돼 예년과 달리 무료로 접종할 수 있게 됐다. 고연령층 전용 독감 백신은 65세 이상에게만 허가된 독감 백신이다. 일반 백신보다 약 18~43%까지 높은 면역반응과 항체수치를 나타내 면역력이 약한 고연령층의 독감 예방에 효과적이다.

이 백신이 필요한 고위험군(초고령자·면역저하자·만성질환동반자)에게 무료로 보다 효과적인 독감 예방 혜택을 제공할 기회가 많아졌다는 것은 장점이다. 단, 질병관리본부에서 면역증강제가 함유된 백신 공급에 있어 특별한 가이드라인이나 기준 없이 일반 독감백신과 함께 무작위로 배분해 일부 의료기관·보건소에서만 접종할 수 있었던 것은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정부는 올해 더 많은 노인에게 혜택을 주려다 도리어 예년만 못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여기에는 의료기관별 백신 배분, 백신 수요 예측 실패, 그리고 백신 접종의 쏠림 현상 등 복합적인 원인이 포함돼 있다. 이 부분이 개선된다면 앞으로 민간 의료기관에서 노인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사업의 혼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첫 술에 배 부르기는 어렵다. 올해의 시행착오를 내년에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해 노인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사업이 우리나라 의료정책의 성공적인 사례로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명희 대한개원내과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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