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깜짝 실적 기대감…코스피도 덩달아 들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실적시즌이 돌아왔다. 예상치를 뒤엎는 ‘깜짝 실적’을 내놓을 기업이 어디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다. 오는 7일 발표 예정인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을 한껏 달구고 있다.

기사 이미지

5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분석한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전망 평균치는 7조4813억원이다. 아직 모든 증권사가 8조원 이상을 내다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난달 들어 대부분의 리서치센터가 예상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6조원대에 머물러 있던 평균치가 한 달 새 5000억원 가량 뛰었다.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8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낙관 전망을 이끈 일등공신은 신제품 ‘갤럭시S7’을 필두로 한 IT·모바일 사업부다. 반도체와 소비자가전 사업부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평가받는다.

2분기 갤S7·반도체 실적 호조
9분기 만에 8조원 대 이익 전망
셀트리온·한화케미칼도 주목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7이 2분기 1600만대 가량 팔렸고 반도체 실적도 개선돼 2분기 영업이익은 8조14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스마트폰 사업에 있어 경쟁사(애플) 주력제품 판매가 부진했던 반면 마케팅 비용은 예상보다 적게 투입됐다”며 2분기 영업이익을 8조원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긴 건 지난 2014년 1분기(8조4888억원)가 마지막이었다. 그 뒤 스마트폰 판매가 정체되면서 6개월 만에 영업이익이 4조605억원으로 반토막났다.

2년 3개월 만에 8조원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등장한 배경에는 긍정적인 대외 조건이 한 몫을 했다. 지난달 24일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으로 나타난 달러 강세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수출기업에 호재로 작용했다. 오는 8월 개막하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TV·냉장고·에어컨 등 가전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사 이미지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예고는 장 전체에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정재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예측대로라면 코스피 전체 2분기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IT·정유·에너지·화학업종에 속한 일부 종목들이 실적 릴레이를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세부 종목으로는 셀트리온,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한화테크윈, 삼성중공업, 대한유화 등이 꼽힌다. 특히 올 1분기에도 높은 실적을 기록했던 정유·화학업종은 유가 반등 효과를 좀 더 누릴 여지가 많다는 분석이다.

물론 실적 개선 효과가 생각보다 크게 확산하지 않을 것이란 신중론도 나온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최근 실적 전망치의 상향 조정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종목별 확산 현상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나온 영업이익 예측 상향 조정폭(6900억원)의 90%(6210억원)를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