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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앞둔 환자를 편안하게…〃|한국천주교의「호스피스운용」뿌리 내리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l8일 하오3시30분, 서울 강남성모병원 9층 내과병실.『거룩한 천주여, 「예수」 께서 죽으실때 흘리셨던 성혈로써 죽어가는 이들을 영원한 죽음에서 구하소서』한 환자할아버지의 육신과 정신을 함께 치료하려는 김수녀의 간절한 호스피스(hospice)기도였다. 기도에 이어 김수녀가 따스한 손길로 할아버지의 손등을 감싸며 대화를 시작하자 두사람의 밝은 미소가 병실안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한국천주교에 병원사목의 한분야인 호스피스활동이 도입된지 5년, 이제 차츰 뿌리를 내리고있다.
호스피스란 죽음에 가까운 환자들이 보다 편안한 임종을 맞을수 있도록 도와주는「임종관리」-.
원래 이말은 중세 성지 예루살렘을 찾아가는 순례자들을 위해 하룻밤 편히 쉴수있도록 마련됐던「숙소」를 뜻한다.
현재 호스피스가 가장 활발한 천주교법원은 서울강남성모병원과 강릉 갈바리의원.
이들 두 병·의원에서 본격적인 호스피스 사도직에 헌신하고있는 수녀회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와 「마리아의 작은자매회 수녀원」이다.
지난 82년4윌부터 본격화한 강남성모병원 호스피스는 현재 활동요원이 1백10여명(수녀 25, 간호원 80, 자원봉사 주부신자 8명) 에 이른다.
강남성모법원은 내년중 완공될 신축병동에 21개 병상의 전문 호스티스 병동을 마련할 계획이기도 하다.
마리아의 작은자매회가 운영하는 갈바리의원은 81년1월 호스피스 병상 7개를 별도로 마련, 말기 암환자등의 임종관리 사목을 전문화했다. 호스피스 전문 수녀회인이 수녀회의 연락처는 서울후암동 (전화 (754)9861), 경기도 포천수녀원 (전화 2123).
서울 명동성모병원에도 수녀·서울가톨릭의대 학생등으로 구성된 40여명의 호스피스팀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 호스피스사목의 지도사제는 김중호신부(서울강남성모병원) 와 아일랜드출신의「매리엄」신부 (서울명동성모병원).
강남성모병원 호스피스팀은 최근 지금까지의 임종관리경험을 모은『호스피스의 사례연구』라는 책자를 펴내기도했다.
호스피스활동의 근본 목표는 임종단계의 환자들에게 죽음이란 삶의 자연스런 일부임을 인식시키고 죽음의 여로에서 겪는 신체적·정서적·영적·사회적 긴장을 완화시켜 환자생활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다.
임종관리는 가장 먼저 환자 본인에게 다가올 죽음을 알려주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이때 환자들의 반응은▲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멍해지는사람▲담담한 사람등 각양각색으로 나타나고 있다.
호스피스의 본격적인 주요활동내용은 간호와 기도·대화·면담등이다.
원래 호스피스는 신·불신자를 초월, 임종을 앞둔 모든 환자와 병원밖 자택 환자들도 대상으로한다. 비신자는 호스피스도중 약식영세를 받고 믿음을 갖는게 통례다.
지금까지의 임종관리 경험은 부정-분노-우울-타협-수용의 5단계로 이어지는게 상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일랜드의 자선수녀회가 1815년 수도 더블린에 세계 최초의 호스피스를 설립, 그후 영국등으로 전파된 가톨릭 호스피스는 현재 1967년 런던에 세워진 성크리스토퍼병원이 가장 유명하다.
전국 천주교계통의 병원으로 확산될 전망인 호스피스활동은 병원사목의 중요분야로 정착, 종교의 현세적 봉사를 한층 실감케 할것으로 기대된다.<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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