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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새누리 55% “법인세 인상”…당론과 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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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 국회의원 정책·이념 조사
서청원·유승민·나경원 등
친박·비박 모두 “점진적 인상”
개성공단 폐쇄엔 여야 이견
새누리 92% “불가피한 결정”
더민주 61% “즉각 재개해야”

4일 열린 20대 국회 첫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선 여야가 법인세 인상론을 놓고 충돌했다.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법인세는 결국 하청업체 임금이 준다든지, 국민이 내는 거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법인세를 줄여준다고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는다.”

이에 황교안 총리는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세금 인상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09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내린 후 법인세 인상은 여야가 대립해 온 경제정책이다. 새누리당은 법인세 인상을 당론으로 반대하는 반면, 더민주는 ‘법인세 정상화(인상)’를 20대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더민주 윤호중 의원은 기업 이익이 과세표준 500억원을 초과할 경우 세율을 25%로 올리는 법인세법 개정안까지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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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와 한국정치학회(회장 강원택 서울대 교수)가 20대 의원 217명을 상대로 한 정책이념 조사 결과 새누리당 응답자 92명 중 절반 이상인 50명(54.3%)이 “법인세를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태옥(초선·대구 북갑) 의원은 “대기업에 집중된 경제구조의 개선을 위해 반드시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론과 달리 개별 의원 조사에선 ‘점진적 인상’ 쪽이 많은 것이다. 김무성 전 대표와 서청원·유승민·나경원·김용태 의원 등 친박·비박계 구분 없이 ‘점진 인상론’을 택했다. 친박계 정태옥 의원은 “현재 정부 재정수요, 특히 복지 지출에 대한 요구가 크기 때문에 세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며 인상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더민주에선 문희상·원혜영·이종걸 의원 등 63명(74.1%)이 “반드시 인상”을, 진영·이석현·정성호 의원 등 20명(23.5%)은 “점진적 인상”을 선택했다. 국민의당은 점진적 인상론(17명, 51.5%)이 “반드시 인상”(13명, 39.4%)보다 많았다.

지난 2월 10일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 대해선 여야가 선명하게 갈리는, 이념적 대척점에 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의원의 92.4%(85명)는 “대북제재가 필요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은재·전희경 의원은 “개성공단을 영구 폐쇄해야 한다”고도 답했다. 반면 더민주 의원의 61.2%(52명)는 “잘못된 결정으로,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위해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부겸·김두관·이철희 의원을 포함해 31명(36.5%)은 “대화·설득이 필요한 상황에서 다소 무리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국민의당은 각각 45.5%(15명)씩 ‘개성공단 즉각 재개’와 ‘다소 무리한 결정’으로 나뉘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한정훈(정치학) 교수는 “정당들은 법인세 인상 등 경제분야는 진보로 수렴한 반면 개성공단 폐쇄 등 안보이슈에서 이념 격차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개성공단 폐쇄에 대해 “어쩔 수 없는 결정”(34.4%), “영구 폐쇄해야”(22.7%)라는 응답이 “무리한 결정”(25.1%), “즉각 재개”(15.9%) 여론보다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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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조사했나

중앙일보는 한국정치학회와 공동으로 정치·경제·사회 부문에서 5개씩 총 15개 항목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항목마다 강한 진보·진보·보수·강한 보수를 구별할 수 있는 설문을 한 뒤 응답을 평균해 정책이념지수를 산출했다. 일반 국민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5월 3~5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427명)·무선(573명) RDD 전화면접조사를 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 평균 응답률 14.6%.

◆ 의원 정책이념 조사 연구진=▶연구 책임자 : 강원택(한국정치학회장) 서울대 교수 ▶공동 연구원 : 가상준(단국대)·구본상(인하대)·박원호(서울대)·장승진(국민대)·정회옥(명지대)·한정훈(서울대) 교수

◆ 특별취재팀=김성탁·이가영·정효식·남궁욱·강태화·박유미·최선욱·현일훈·이지상·김경희·안효성·위문희·박가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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