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밀리는 IS, 도심 테러로 83명 숨져

중앙일보

입력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 도심과 인근에서 3일 2건의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83명이 숨지고 176명이 다쳤다.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를 시아파 무슬림을 겨냥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첫 폭발은 이날 새벽 바그다드 도심의 쇼핑가 카라다에서 발생했다. 이곳에서 폭탄으로 가득한 트럭이 폭발하면서 78명이 사망하고 160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카라다엔 라마단을 맞아 낮 동안 금식한 뒤 식사하러 나온 가족들로 붐비고 있어 인명 피해가 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사망자 중엔 어린이들이 많았다. 이 폭발이 일어난 지 수 시간 뒤 바그다드 동부 샤압의 재래시장에서도 급조폭발물이 터져 5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쳤다. 카라다와 샤압은 시아파 무슬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이번 테러는 이라크군이 IS의 주요 거점이었던 팔루자 탈환을 선언한 지 1주일 만에 벌어졌다. 이라크군은 지난해부터 공세를 벌여 IS에 점령당했던 라마디와 팔루자를 수복했다. IS는 전성기인 2014년만 해도 이라크의 3분의 1을 점령했으나 이라크군의 공세에 밀려 현재 이라크의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IS는 제2 도시 모술 등 이라크 북서부 지역을 거점으로 삼고 있다.

IS는 이라크 점령 지역에서 밀리는 것에 대한 보복으로 바그다드 등에서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바그다드의 사드르에서 IS의 차량 폭탄 공격으로 76명이 사망했고, 올 5월에는 사드르 시장에서 연쇄 차량 폭탄 공격으로 103명이 숨졌다.

바그다드 시민들은 잇따른 테러에 정부를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폭발 수 시간 뒤 현장을 찾았지만 분노한 군중들의 항의와 함께 벽돌 세례를 받았다. 해커들은 이라크 내무부 웹사이트를 해킹해 사망한 어린이의 사진과 가짜 폭발물 탐지기 그림을 올려놓았다. 바그다드의 주요 검문소에 설치된 폭발물 탐지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비판한 것이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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