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안 남기려고"…드라마 모방한 10대 '알몸 절도범'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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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오후 9시쯤 군산 나운동의 한 미용실에 알몸으로 침입해 현금을 훔치고 있는 A(17)군 [사진 전북 군산경찰서]

인상착의를 남기지 않기 위해 알몸으로 절도 행각을 벌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영업이 끝난 미용실에 알몸으로 침입해 현금 17만원을 훔친 혐의(절도)로 A(17)군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A군은 지난달 25일 오후 9시쯤 군산 나운동의 한 미용실에 창문을 넘어 들어갔다. 머리에 쓴 검은 비닐봉지와 위생장갑을 빼면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나체 상태였다. 그는 미용실 금고에서 현금 17만원을 꺼내 달아났다.

경찰은 미용실 내부 CCTV 화면을 확보했지만 범인의 인상착의를 파악할 수 없어 신원 파악에 애를 먹었다. 사건 현장 주변 CCTV 30여개를 모두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하기까지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경찰은 지난 1일 오후 7시쯤 미용실 인근에 거주하는 A군을 집 앞에서 체포했다.

A군은 1차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알몸으로 범죄를 저지르면 증거가 남지 않는다는 내용의 드라마를 보고 모방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훔친 돈은 유흥비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A군은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미용실에 알몸으로 침입해 현금 4만원을 훔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군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동기 등 사건의 경위를 추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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