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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면 변 참으려해…만성 변비는 6개월간 약 먹여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Q. 생후 13개월 된 딸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변비가 너무 심합니다. 딱딱한 변을 억지로 누는가 하면, 변이 안 나와 울고 보채 응급실에 간 적도 있습니다. 나아지나 싶더니 반복됩니다.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면 안타깝습니다.

A. 아이가 변비에 잘 걸리는 시기가 있습니다. 첫째는 생후 12개월께 우유를 떼고 이유식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단계입니다. 대부분의 아이가 이유식에 잘 적응하지 못해 먹는 양이 줄어드는데, 변을 만드는 재료가 부족해 변비가 생깁니다. 이 경우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다양한 이유식을 만들어 최대한 많이 먹이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단, 입자가 고운 과자나 빵, 흰밀가루 음식 등은 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물을 빨아들여 변의 부피를 커지게 하는 식이섬유가 좋습니다. 현미·우엉·고구마·미역·버섯류 등이 대표적입니다. 과일은 배·키위·복숭아가 좋은데, 바나나와 연시는 변비를 악화시킵니다. 또 우유는 덩어리가 없어 변을 만드는 것을 방해합니다. 열량도 높아 다른 음식을 섭취하는 데 방해가 되므로 하루 2~3컵 정도만 먹이도록 합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덩어리가 충분히 만들어지더라도 물이 없으면 딱딱한 변이 나올 수 있습니다. 과일은 즙만 걸러 주는 것보다 식이섬유가 같이 섭취될 수 있도록 생과일을 그대로 주거나 통째로 갈아 먹이면 좋습니다.

변비가 많이 생기는 두 번째 시기는 어린이집을 가기 시작할 때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화장실에 가야 할 때 아이는 불안해합니다. 변의를 느껴도 참으려 합니다. 이 때문에 장 기능에 문제가 생깁니다. 일반적으로 직장(直腸)에 변이 들어오면 변의(便意)를 대뇌로 전달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변을 참고자 하는 시도를 계속한다면 이 기능이 무뎌집니다. 장의 용적도 점점 커져 변이 꽤 차더라도 변의가 대뇌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또 불안한 상황에 계속 노출되면 아이가 항문 괄약근을 무의식적으로 조여 변비가 점점 악화됩니다. 의학적으로는 주 3회 이하 변을 본다면 소아 변비로 진단합니다.

이런 경우 병원에 가서 먼저 약 처방을 받습니다. 장 안에 차 있는 변이 수분을 많이 빨아들이도록 하는 약입니다. 어린이용 변비약은 식품보조제에 가까워 부작용이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안전합니다. 만성 변비인 경우 5~6개월 이상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변의가 대뇌에 제대로 전달되고, 장 용적률도 서서히 작아지며, 괄약근도 제 기능을 찾아가는 시간이 그 정도 걸립니다. 중간에 약을 끊으면 도루묵이 되니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또 아침 시간을 잘 활용하면 좋습니다. 기상 후 장 운동이 가장 활발해지는데, 따뜻한 물을 한 컵 마시게 한 뒤 변기에 5~15분 정도 앉아있게 합니다. 변을 보지 않더라도 야단을 치지 말고, 변을 보면 칭찬과 보상을 해줍니다. 약물치료와 식이·생활요법을 했는데도 치료가 안 되는 아이는 혈액·X선 검사 등을 해보는 게 좋습니다. 선천성 거대 결장증, 갑상샘기능저하증인 경우에도 변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도움말=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정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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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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