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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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콜롬비아라는 나라가 갑자기 화제로 떠올랐다.
좌익게릴라가 수도의 번화가에 있는 대법원청사를 점거하는가 하면, 대통령이 협상대신 무력진압을 명령, 대법원장과 게릴라 50명을 포함한 1백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 난동게릴라는 「M19」(4·19운동)라는 단체다. 지난 70년 4월19일에 있었던 선거를 부정선거라면서 지난 5년간 수도 보고타를 전장으로 만들고 있다.
콜롬비아에는 이외에도 인민해방군(EPL), ELN, FARC, MAO등 좌익게릴라가 많다.
작년에 콜롬비아정부는 인민해방군, M19등과 17년간 계속된 반정부 무장게릴라 활동을 끝맺는 평화조약에 서명했었다.
그러나 지금 그 평화조약은 무색한 것이 됐다.
마약박멸과 밀매조직 추적에 나선 콜롬비아정부는 실제 게릴라의 자금원을 소탕하고 있었다.
콜롬비아의 지하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마약과 밀무역이다.
82년 무역수지는 20억달러의 적자였으나 밀매로 움직이는 돈은 10억달러나 됐다. 마약조작으로 얻는 외화는 50억달러. 그래서 스위스·미국등의 저축은 무려 5백억달러나 된다고 한다.
마약밀매에 관련된 사람이 5백만명이나 된다는 추측도 있다. 2천8백만 인구중 5분의1이다.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게릴라 관련도 자연스런 얘기다. 작년에 마약 단속을 강행했던 젊은 법무상「로드리고」 는 보고타 거리에서 괴한 2명의 기관총 총격으로 사망했다.
그 뒤를 이은 「히비네스」 법무상과 마약 두목들의 비밀협상 내용이 보도된 적도 있다. 『단속만 완화해 주면 재산의 상당부분을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제안했던 마약조직 총수는 궁궐같은 저택을 버리고 파나마로 도망쳤다.
한 가롤릭주교는 『빈민 구호를 위해 마약상의 기부금을 접수했다』고 공식발표한 바도 있다.
콜롬비아에서 유명한게 마약만은 아니다. 이 나라는 세계 제2위의 코피 생산국이다. 보고타에는 세계 제1의 소매치기 학교도 있다.
세가지 엘리건스상품도 있다. 첫째는 에머럴드로 세계의 80%이상을 점한다. 둘째는 꽃. 유럽수출만 1억달러를 넘는다. 세째가 여성. 해외에까지 매춘수출을 한다. 이들이 빈민출신임은 두 말 할게 없다. 빈민 인구는 60%나 된다.
인구의 4%에 불과한 사람들이 GNP의 40%를 독점하는 사회에서 빈민들의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 나라 작가「마르케스」가 M19에 자금을 흘리고 있다는 소문조차 있다.
그의 소설 『족장의 가을』에는 가난한 백성들이 대통령 관저를 파괴하는 장면도 나온다.
게릴라의 대법원 점거는 그런 사회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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