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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수입 사기 당했다.|홍콩중개상 150만불 갖고 잠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한국사료협회(서울서초동)가 제3국에서 가축용 사료인 옥수수 5만t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대금 5백40만 달러 중 1백50만 달러 (한화 13억5천여만원)를 중개상에게 사기 당했다.
6일 한국사료협회에 따르면 협회산하 20여개 회사에서 수입을 신성한 옥수수 5만t을 t당1백8달러씩 수입키로 홍콩의 콘티 킹 룬사와 계약을 했으나 중개상인 이 회사 사장 「킹·룬」(말레이지아국적)이 최근 옥수수를 선적한 것처럼 꾸며 거래은행인 홍콩 항릉 은행에서 l백50만 달러를 인출, 잠적해 버렸다는 것.
이같은 사실은 은행측이 지난 2일 상오 신용장개설회사인 M사측에 대금을 입금토록 통보해와 밝혀진 것.
사료협회산하 54개업체 중 이번 옥수수 수입에는 20여개 업체가 개별적으로 계약, 킹룬은 그중 인출이 가능한 일부회사의 1백50만달러만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협회 측은 전응서부회장(56)이 조사단을 이끌고 5일 현지로 출발했다.
이 옥수수는 미국산이 t당 1백20달러인데 비해 값이 싸고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협회측은 옥수수 수입계약은 9윌20일에 있었고 계약당시 일본배인 선 라이즈 오션호와 덴쇼마루호 등 2척의 배에 싣기로 되어있었으나 이 배들은 빈배로 일본에 돌아왔다고 밝혔다.
킹룬사는 서울 소공동에 대응이란 국내대리점을 두고있으며 금년 6월 첫거래로 옥수수 2만t을 수입했었다.
한국사료협회는 옥수수·보리·수수 등 연간 3백만t을 수입하고 있으며 이 같은 피해사실을 6일 농수산부에 보고하는 한편 해당회사에도 통보했다.
사료협회 임건 업무부장(52)은 중개상인 킹 룬이 홍콩에 사업기반을 갖고 있고 옥수수대금 중 80만 달러를 은행에 예치시켜 놓았기 때문에 대금회수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 측은 또 홍콩무역상측이 옥수수의 물량확보가 여의치 않자 일부러 이 같은 문제를 일으켜 우리측과 협상을 하려는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있다.
◇한국사료협회=축산 사료의 원료공동구매와 배정을 위해 사료회사들이 공동으로 61년 설립한 단체. 국내사료수입은 농수산부가 매년 수급계획을 세워 필요한 도입량을 사료협회·축협해당실수요업체 등에 할당 수입권을 주고 있다.
그러나 개별업체는 국제시장 동향에 어두운데다 소량으로 개별적으로 도입하는 것보다 다량구매가 이점이 많아 사료협회·축협 등이 수입을 대부분 담당하고있다.
9월말 현재 옥수수 사료수입은 2억2천만달러 (1백68만t로 사료협회와 축협이 6대4의 비율로 수입. 옥수수·콩 등 사료수입은 미국이 주출입선이었으나 작년이후 수수·호밀 등 사료품목을 다양화하고 값싼 원료를 찾아 동남아 등 제3국으로부터 수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번 사건도 이런 과정에서 기조거래관계가 드물던 제3국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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