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자 봉사활동위한 손소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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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소리가 없는 이들에게 소리를 전해 「다함께 사는 세상」을 실천하려는 이들이 있다.
농아자를 위한 봉사활동을 펴고 있는 손소리회 (화장. 김혜경)가 바로 그들.
83년 서울YWCA가 실시한 수화교실 제1기 수료생 44명이 모여 발족시킨 이 모임은 현재 2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데 모두 20대후반인 것이 특징이다.
손소리회가 펼치는 봉사활동은 「농아가 있는 곳이면 어디나」대상이 된다. 매달 세째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찾아가는 평택 에바다농아원도 그 중의 하나. 금년 어린이날에는 유치부에서 국교생에 이르는 60여명의 농아들과 어린이대공원으로 야유회를 가기도 했다.
현재 추진중인 사업은 교육받지못한 불우아동들을 대상으로한 한글교육지도. 이 야학프로그램을 위해 지난5월 일일찻집을 열어 50만원의 기금도 마련해두었다.
그러나 이들 회원들은 자신들의 봉사활동이 참다운 봉사인가 늘 고뇌한다. 그것은 들리지 않는 세계가 정말 어떤 것인지 알수없기 때문. 그래서 회원 유혜영씨는 『도와준다는 것이 오히려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자기만족에서 그치는 봉사는 아닌지 늘 염려스럽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은 장애자를 가까이 접함으로써 자신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확신한다. 회원 한계순씨는 『아무리 어려운 일을 당해도 농아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것으로 여길수 있게됐다』고 했고 이애순씨는 『농아들의 영혼이 무척 밝아 오히려 고민 많고 어두운 정상인이 부끄러워졌다』고 고백(?) 하기도했다.
정기집회가 열리는 매월 마지막 금요일을 제외하고 매주 금요일 하오5시면 모여 수화재교육을 받기도 하는데 아직까지 수화에 세계공통어가 없는 것이 불만이라면 불만이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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