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문학에 관심높다|주부백일장 종류많고 참가자 갈수록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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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나이 들고 결혼한 후에도 어린 시절 문학에의 꿈을 간직하고있는 여성들의 수가 늘면서, 최근 이들의 숨겨진 글솜씨를 발굴할 기회가 될 주부 백일장이 여러단체에 의해 열리고 있다.
한국여류문학인회 (회장 홍윤숙)를 비롯하여 대한주부클럽연합회 (회장 김천주), 한국문인협회 (회장 김동리) 수원·부산·전주 등 지방지부들, 한국문예진흥원 (원장 정한모), 최근에는 화장품 회사, 백화점까지 주부 백일장을 주최하여 성황을 이루고 있다.
지난달 24일 서울동숭동 마로니에 조각공원에서 열린 한국문예진흥원 주최 제3회 마로니에 전국 여성 백일장에는 평소의 다른 백일장보다 2배가 넘는 4백여명이 참가, 크게 인기를 모았다.
그 이유를 주최측 신인철씨는 올해부터 부문별 장원 입상자에게 『심상』(시), 『한국문
학』(수필), 『아동문예』(동화)등 문학 부문별 전문지가 문단 등용에 필수적인 추천과정을 완료한 자격을 주기로 한 특전 때문인듯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날 장원을 차지한 시의 신순례씨, 수필의 남애리씨, 동화의 조성자씨는 작가대접을 받으면서 문학지에 작품을 발표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주부 백일장의 입상을 계기로 잠재되어 있던 문학재능이 개발된 후 글쓰는 일에 분발하여 당당한 한사람의 문인으로 입신한 여성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 홍윤숙한국여류문학인회장의 얘기다.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백일장이 처음 시작된 것은 지난 67년 한국여류문학인회 주최였는데 올해로 19회를 기록. 대한주부클럽연합회는 69년부터 신사임당 기능대회에 시·수필 분야를 만들어 올해로 17번째 입상자를 배출했다.
그밖에 대부분의 주부 백일장은 최근 4, 5년 사이에 생겨난 것으로 글쓰는 일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여성들의 수가 크게 부각되면서부터다.
79년부터 한국문예진흥원이 주최하는 문예 교양강좌중 특히 문학반과 창작반은 항상 인기가 높아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82년 문을 연 중앙문화센터의 시·소설·수필 창작법강좌도 낮강좌의 80%가 여성.
83년 개설된 서울YWCA 창작반, 한국일보·동아일보 등 문화센터의 문학강좌도 많은 여성들의 호응속에 열리고 있다.
여성들을 위한 문학강좌를 주목적으로 하는 여성문예원 (원장 장금생)까지 생겨났다.
주부 백일장 출신들의 동인지도 많이 나왔다.
한국여류문학인회 주부 백일장 출신들은 71년 생활동인회 (회장 장금생)를 발족해 동인지에 회원작품을 발표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회원은 1백여명.
신사임당 기능대회 입상자들도 시문회 (회장 정진수)를 조직, 77년 『시와 수필』이란 동인지를 내고 있다. 올해 마로니에 전국 여성 백일장의 입상자들 역시 아직 그룹 이름은 정하지 않았지만 그룹 결성의 뜻을 모으고 매주 첫번째 토요일로 월례모임 날짜를 정했다고 동화부문 장원의 조성자씨는 밝힌다.
주부 백일장 출신 문인으로는 시 부문에 김정기·허윤정·권운지·김지숙·정두리씨, 산문부문에 전성신·장금생씨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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