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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지역에 첫 여성 기관장 나왔다…이영희 KOTRA 무스카트 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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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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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의 경제 플랜과 건설·정보기술(IT) 등 우리의 장점이 만나는 교집합을 확장해 한국 기업의 오만 진출을 돕겠습니다.”

“친환경·관광·IT에 강한 한국 기업
오만 진출 기회 넓힐 수 있게 지원”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지난달 말 인사에서 이영희(40·사진) 중아CIS팀 차장을 8월1일자로 오만 무스카트 무역관장에 발령했다. KOTRA가 소속된 산업통상자원부 뿐 아니라 외교통상부를 포함한 정부기관 중 첫 중동지역 여성 기관장이다.

지난 20일 서울 염곡동 KOTRA 사옥에서 만난 이 신임 관장은 “2014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 탓에 오만 역시 인프라 프로젝트 발주가 줄었지만 그래도 한국 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큰 나라”라고 말했다.

최근 LG화학은 오만의 소하르 지역에 건설되는 해수담수화 공장에 2만 개 이상의 수처리 역삼투압(RO) 필터를 단독 공급한다고 밝혔다. 업계 추정 수주금액은 초기 공급량 100억원에 교체 수요까지 포함하면 수백억 원대에 이른다.

지난 2월엔 수도 무스카트에 한국형 사이버범죄 대응체계를 모델로 한 ‘국가 디지털 포렌식 랩’이 문을 열기도 했다. 국내 기업 더존비즈온이 오만 정보기술청(ITA)으로부터 112억원을 받아 컨설팅부터 운영까지 전담하고 있다.

이 신임 관장은 “올해 발표한 오만의 9차 경제개발계획을 보면 기존 건설·플랜트 프로젝트와 함께 친환경·관광·IT 산업에 대한 투자 계획이 눈에 띈다”며 “오만 역시 석유 고갈 이후의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고 있어 우리 기업이 인프라 구축에 참여할 수 있는 협력 관계를 탄탄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한국외대에서 아랍어,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아 통·번역을 전공한 뒤 주한사우디아라비아대사관에서 통·번역을 담당했다. 2004년 KOTRA에 입사해 해외조사팀·두바이무역관·외국기업고충처리단·중아CIS팀을 거쳤다.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중동학으로 석사 학위도 받아 사내에선 ‘준비된 중동통’으로 불린다.

그는 “오만은 중동지역 중 여성 경제활동 비율이 가장 높고 자유로운 분위기라 아바야(히잡)를 안 써도 되지만 한낮엔 기온이 50°까지 올라가 어쩔 수 없이 가리고 다니게 될 것 같다”며 웃었다.

글=조득진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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