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의 뿌리 유럽에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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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갤러리현대는 2001년부터 '한국 현대미술의 세계화'를 내걸고 독일과 스위스 등지에서 해마다 기획전을 개최했다.

올 행사를 포함, 3년에 걸친 이 '전통과 혁신'전으로 우리 작가들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지난 13일(독일 현지시간) 전시장이었던 독일 베를린 동아시아 시립미술관에서는 유럽의 중요 미술인사 1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관련 세미나가 열렸다.

우선 한국 미술이 유럽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시 장소로 베를린을 고른 것은 때도 맞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1980년대 이후 독일은 현대미술의 새로운 중심지로 급격히 떠오른 데다 베를린은 통일독일의 수도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3년 동안 이곳에서 갤러리 현대가 소개한 한국 작가들-백남준.박서보.윤형근.이우환.김창열.홍정희.신성희.노상균.도윤희.함섭.김병종.최선호.엄태정.정광호.배준성.김진란씨는 아시아의 분단국가쯤으로 알려졌던 한국의 미술 수준이 얼마나 빼어난가를 유럽 사람들이 실감하게 만드는 향도 구실을 했다.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정희 서울대 교수는 '한국 현대미술 속의 전통과 쇄신'이라는 주제를 놓고 우리 나라의 젊은 작가들이 중국과 서구 문화의 영향, 현대의 국제 미술 사조에서 독자적인 조형 요소를 찾는 실험을 얼마나 치열하게 펼치고 있나를 풍부한 시각 자료를 배경으로 설명했다.

'한국 현대미술에서의 전통성'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본인은 고구려 벽화로까지 올라가는 한민족 미술의 뿌리가 현대로까지 내려오고 있음을 알렸다.

베를린=이정희 베를린 자유대 동양미술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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