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실세정착은 선진 5대국 공동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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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선진5개국 재상회의(G5·지난달 22일 뉴욕에서 개최)에서 달러화를 약화시키기로 합의한 것은 하나의「큰 사건」이었다. 국제금융·무역질서가 이 합의내용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G5이후 세계주요신분들의 사설에서는 이「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소개한다. <편집자주>

<"일·서독은 대미수출 의존말라"| 미 워싱턴 포스트지(9월24일자)>
5개선진국 재상회의는 현단계에서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으며 세계 5대 통상국들이 어떤 행동을 취할 공동 책임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는「레이건」행정부로서는 대단한 방향전환이다. 지난 4년 동안「레이건」행정부는 외환시장 개입책을 외면해 왔다.「레이건」대통령은 달러화의 강세현상은 미국 번영에 대한 세계의 찬미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2년 동안 지속된 지나친 달러강세 현상은 이제 정치적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 달러 강세현상은 수출상품 (미국의)가격을 높이고 수입상품가를 싸게 만듦으로써 미국경제의 생산부문, 즉 농장과 공장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의회는 수입에 대한 보호주의 호소에 귀기울이기 시작했고「레이건」대통령은 뒤늦게 이런 움직임을 무마하려 하고있다.
재상들의 발표가 있은 다음날 달러화는 5% 떨어졌다. 그러나 달러화가 서서히, 점진적으로 하락하게 하려면 재상들의 발표만 가지고는 안된다. 또「레이건」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불공정 거래제거조치라든가, 미국 상품의 수출보조금 지급만으로는 안될 일이다.
달러를 실세 수준으로 연착시킬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5개국 기본경제경책을 서로 조화시키는 노력을 시작해야 된다. 일본과 서독은 국내수요를 증가시키고 대미수출증가 추세에 의존하지 않아야 된다. 미국은 공공및 일반 대부 붐을 억제할 길을 찾고 소비를 생산과 균형되는 수준으로 줄여야된다.
그러나 이들은 이제 첫걸음을 내디뎠다. 5개국은 환율이 위험한 수준까지 봤으며 다시 지속적인 환율안정을 회복할 책임을 5개국이 공동으로 지고 있음을 시인한 것이다.【워싱턴=장두성특파원】

<"외수서 내수로 전환 필요"|일본 조일신문(9월26일자)>
오랫동안 계속된 달러 강세, 엔화약세 기조가 전환기를 맞았다.
지금까지도 미국이외의 나라에서는 달러강세를 시정할 것을 요구해 왔다.
차관이 많은 개발도상국은 이자부담이 너무 무겁고, 특히 일본의 경우 미국과의 무역흑자가 팽창, 외국과의 마찰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의미에서 이번 국제적인 대합창에 미국이 응답한 것은 잘된 일이다. 그러나 회의의 공동성명이 추상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운점, 참가국의 경제운영과 함께 국제통화제도에도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없는지는 계속 검토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 미국과 일본은 변동환율제를 계속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대해 프랑스는 외화시세에 목포권 (타기트 존) 을 설치하는 개혁을 주장하고 있어 개발도상국의 지지를 얻으려 하고있다. 때문에 실행 가능한 시세안정책이 무엇인가 밝혀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5개국회의에서 일본은 정책협력의 숙제를 안고 왔다. 내수진흥문제인데 일본도 재정이 위기여서 적극정책을 편다면 두고두고 상처를 남기게 된다. 양적인 확대보다 외수에서 내수로의 저환이란 관점에서 예산의 배분을 연구해야할 것이다. 저축우대책등을 포함 세제의 개혁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중·저·소득층을 임대주택의 확충등 건설의 촉진에도 지혜를 짤 필요가 있다.
금리정책도 중요한 의미를 갖느다. 이율을 내려 내수를 자극하면 다소간 수입이 늘고 수출의욕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의 금리격차로 엔화강세에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
당분간 시장에 개입, 엔화시세의 상승을 유도하면서 엔화의 하락을 막도록 하지 않으면 안된다.【동경=최철주특파원】

<"달러의 과대평가 시인이 중요"|프랑스 르 몽드지(9월24일자)>
뉴욕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
현재 상황은 너무나 폭발적이어서 그같은 합의는 불가피한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우선 달러화가 과대평가되고 있다(일반적으로 15∼30%정도 과대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는 사실이 사상 처음으로 선진공업국들에 의해 이전됐다.
달러화의 과대평가는 미국과 미국의 파트너국가사이에 견딜 수 없는 긴장을 야기하고있던 중이었다.
만일 무역전쟁이 일어난다면 적대행위가 어느선까지 갈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거대미국의 파트너국가들, 특히 일본은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있다.
전통적으로 어떤 형태의 외환시장 개입도 반대해왔던 백악관당국이 달러화의 하락을 위해 무엇이가 해보려는 눈치인 것 같다.
외환시장은 이미 우리가 보았듯이 명백한 통고를 받았다.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채무국들의 사정은 아프리카에서건 라틴아메리카건 급속히 악화되고있다.
서울에서 열릴 IMF의 연례총회를 며칠 앞둔 지금 5대공업국들은 자신들이 맹렬한 공격을 받게될 것이라는 사실을 잗 알고있다.
사실 뉴욕에서의 갑작스런 회동은 당장으로선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달러화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기술적인 방법 등이 논의되긴 했지만, 그건 가장 쉬운 일이다.
그러나 사정은 너무 악화되고 전염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어느 누구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만족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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