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국군의 3대 요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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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건군 37주년을 맞았다. 실제의 국군창설은 그보다 2년여 앞선 46년1월의 국방경비대까지 소급된다.
1907년 일제에 의해 우리군대가 강제해산된지 39년만에 우리 국군이 섰고 그로부터 다시 39년이 지난 것이다.
그동안 국군은 6·25동란과 월남전을 겪고 간단없는 북괴와의 게릴라전을 극복하면서 오늘의 대군으로 성장했다.
그것은 오로지 군을 아끼는 전국민의 헌신적인 뒷받침과 지도부의 꾸준한 노고의 결과다.
군은 일반적으로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특성을 갖는다. 그러나 오늘의 급변하는 사회발전은 군의 보수와 배타를 용납치 않는다.
부단한 자기혁신과 적극적인 협동노력 없이는 경쟁에서의 승리는 물론 현상유지마저 어렵게 돼있다.
과거의 군의 상징적 덕목이던 용맹이나 규율은 이제 철저한 관리와 숙련된 전략으로 대체됐다.
이것은 산업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시대의 진군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대의 군, 현대의 전쟁에는 기업에서와 마찬가지로 부단한 개선과 혁신의 노력,즉 경영전략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길수 있는 군대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의 첨단시설에 해당되는 첨단무기와 신예장비가 있어야 한다.
컴퓨터등 첨단기술로 만들어진 조기경보기 등의 방어장비와 고성능 미사일등은 현대전에서는 필수요건이 돼있다.
다음은 기업의 첨단기술에 해당되는 첨단전술의 개발이 있어야한다.
첨단전술로 첨단무기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새 전술은 적의 낡은 무기를 무용화할 수 있고 새무기는 낡은 전술을 무력화하고 새 전술을 개발해낸다.
세째는 기업의 품질관리에 해당하는 훈련의 축적이다. 오늘날 군은 하나의 직업으로 정착돼 있다. 직업은 수준 높은 전문화와 훈련을 요구하게 마련이다.
올해의「국군의 날」을 맞아 군이 시가지에서의 시위행렬 대신에 야전에서의 군사훈련으로 기념행사를 대체한 것은 그런 점에서 아주 잘한 일이다.
이상의 첨단무기확보와 신전략의 개발, 부단한 훈련의 축적은 고도의 산업사회를 맞고있는 오늘날 군의 막강을 이룩하고 유지하는 3대요인이라 하겠다.
지금 남북대화가 진행되고 주변정세도 개방과 완화의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동북아지역의 군사정세는 이에 역행하고 있다.
지금 북한은 우리 군사력의 2배, 소련 극동군은 미대평양군의 약5배이상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열세를 우리는 무기와 전술 훈련에서 앞서감으로써 극복해나가야 한다. 이것은 국민과 정부·군의 단합된 노력으로만 가능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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