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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 합동경모대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한가위 날 맑은 초가을 날씨 속에 시민들은 온가족이 함께 모여 차례를 지내고 산소를 찾아 성묘를하며 조상을 기렸다.
특히 분단후 40년만에 처음 고향방문단 교환이 이루어져 북녘땅에 고향을둔 실향민들에게는 올 한가위가 더욱 뜻깊은 명절.
29일 정오 임률각에서는 1천여평의 실향민들이 모여 재이배부조합동경모대회가 울려졌고 북한에 가 부모님의 사망을 확인한 고향방문단원들은 뒤늦은 제사를 올리며 통일의 그날을 기원했다.
서울시내 중심가는 가게들이 모두 철시, 한산한 모습이었으나 서울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등은 28일 미처 귀성하지 못한 귀성객들로 새벽부터 붐볐다.
◇고향방문단=부모님이 돌아가신것을 확인하고 온 김쇄홍씨(59·한성관광개발주대표)는 이날 상오 처음으로 가족과 함께 부모님제사를 지냈다.
김씨는 또 이날 대구에 사는 누님 김건숙씨(63)에게 전화를 걸어 돌아가신 어머니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누님 홍경애씨(67)와 만나 헤어지면서 『매달 보름달이 뜨면 저녁7∼8시 사이에 쳐다보면서 서로를 생각하자』고 약속했던 홍성철씨(59·전 내무장관)는 29일 밤 집안뜰에서 친척들과 함께 달을 보면서 누님이야기를 나누며 분단의 한을 되새겼다.
누이동생으로부터 『이곳이 천당인데 어딜가서 천당을 찾겠다는 것이냐』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던 천주교 원주교구 지학정주교(64)는 이날 상오 원주원동성당에서 있은 추석미사강론을 용해 『추석이 무슨 날인지도 모르는 북한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지주교는 미사를 마친후 이번 평양방문에서 사망을 확인한 부모형제들을 생각하며 조용히 하루를 보냈다.
◇임진각=실향민들의 재이배부조합동경모대회가 29일 정오 경기도파주군문산읍임진각앞 망배도에서 1천여명의 실향민이 참석한 가운데1시간동안 거행됐다.
◇서울표정=망우리·제등 서울근교의 묘역에는 40여만명의 성묘객이 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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