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 톨게이트의 송기송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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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많은 사람들이 추석날 발이 묶여 짜증을 낼때 정작본인은 차례도 못지낸 채 밤새워 근무를 하며서도「짜증」낼겨를 조차 없는 사람이 있다.「추석대이동」의 관문을 지키는 송기송씨(39)-. 경부고속도로 서울 톨게이트의 근무조장으로 추석날 아침9시부터 꼬박 24시간동안을 근무하고도 계속되는「특일근무」에 임하느라 30일 아침까지 큰딸 지현양(12)에게 전화한통화도 하지 못했다. 덕분에 25명이 근무한 그의「추석조」는 이날 하루동안 보통때보다 30%정도 많은 약3만5천장의 통행권을 끊었다. 『자동차가 늘긴 과연 많이 늘었읍니다. 이 일을 처음 시작한 1l년 전에는 아무리 추석이나 어린이날 오정때라 하더라도 고속도로는 어디까지나「고속」도로였지요. 4∼5년전부터 차들이 밀리기 시작하는데 짜증내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들고 역시 이런 때는 서로서로 양보해서 자기차가 있더라도 되도록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특히 정비물량이나 운전미숙으로 차한대라도 길 한가운데 서는 날이면 많은 사람들의 귀성도 따라서 서버린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는 따라서 정부가 외채절감방안의 하나로 주말고속도로통행료를 1백% 올린다는 것에 대해 『돈 몇푼이 아까와서가 아니라 그「뜻」에 따른다는 생각으로 모두들 협조해야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도공측에서 마련한 송편 한 조각을 30일 아침이 돼서야 처음 맛본 그는「추석밤샘」이나, 큰집에 보냈던「식구들」생각보다 당장 10월3일까지 계속되는「특별근무」생각에 더욱 부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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