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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린시, 다음주 개고기 축제...공개 도살 금지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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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개고기 축제 기간 동안 위린시 남성 두 명이 개를 우리에 넣고 있다. [사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해마다 하지(夏至)를 맞아 특산 과일인 리치와 개고기를 즐기는 광시(廣西)좡족자치구 위린(玉林)시의 ‘리치개고기 축제’가 다음주 21일로 다가온 가운데 위린시 정부가 올해부터 공개 장소에서의 개 도살을 금지하겠다고 약속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홍콩 대표인 마이클 톈(田北辰)의 요청을 받아들인 위린시 정부 대변인은 “가능한 서둘러 행사 중지를 위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클 톈은 지난 3월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에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위린시 개고기 축제 중지를 위한 조치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광시성 행사 조직위는 “위린 리치 개고기 축제는 하지를 기념하기 위해 열리는 소중한 전통으로 개고기와 지역 특산 과일인 리치, 백주를 먹는 지역 행사”라고 변호했다.

15일 톈은 “중국 정부는 개를 식용으로 이용하거나 동물 학대를 금지하는 현행법이 없는 상태에서 개 도살을 금지할 방법이 없음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대신 정부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음식물 안전을 위해 공공장소에서 개를 도살하지 못하도록 금지시키겠다고 밝혀왔다.

톈은 “해당 축제를 금지시키는 것은 기나긴 과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공개 장소에서 끔찍한 행동을 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톈은 계속해 베이징에 동물 학대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그는 이어 “중국 당국자는 만일 개고기 식용을 금지한다면 수 많은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동물학대를 금지하지 못할 이유 역시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동물보호단체에 따르면 해마다 위린 개고기 축제 기간 동안 1만 마리 이상의 개가 도살된다. 올해 행사를 앞두고 중국 국내외 NGO들은 1100만 명의 ‘위린시 개고기 축제 반대’ 청원을 받아 베이징 위린시 연락사무소에 전달했다.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의 피터 리는 “위린 시 정부의 반응은 고무적”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확실한 행동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4일 “리치개고기 축제를 금지를 호소하는 이들은 흥분하지 말라”는 사설을 싣고 해외 NGO와 위린시 시민들 모두에게 자제를 요구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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