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당 의원세미나 발언<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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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정당은 16, 17 양일간 가락동소재 당정치연수원에서 의원세미나를 가졌다.
첫날인 16일에는 남북관계·경제동향·자기혁신실천방안·당무추진계획등에 관한 토의가 있었고 17일에는 △최병렬정세분석실장의 「정치발전의당면과제」, 나웅배정책조정실장의 「한국경제의 당면과제」라는 주제발표및 김종호예결위원장의 예산안 설명과 이세기원내총무의 정기국회 운영방향제시등이 있었다.
또 위원회별로 주요쟁점사항에 관한 토의도 있었으며 관계부처 장·차관을 참석시켜 정기국회대책을 함께 논의했다.
이번 세미나는 정기국회를 앞둔 여당의 의례적인 행사라고 치부할수도 있겠으나 실제로는 자기반성을 포함한 깊고 진지한 얘기들이 오간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예컨대 당면 정치문제를 논한 최병렬의원은 12대 총선결과에 대한 갤럽연구소의 자료를 토대로 『신민당에 투표한 사람의 86%가 「민정당이 싫기때문」이고, 불과 14%만이 자발적으로 신민당을 지지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것이냐』고 자문하고는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신민당이나 민추협·학생·재야가 아니라 우리와 국민의 거리를 좁히는것』 이라고 역설했다.
최의원은 『당이 심기일전, 자기개혁을 하고 도덕성을 제고하면서 파국을 원치않는 국민들의 희구를 바탕으로 정치력을 발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당면경제문제를 언급한 나의원은 지난4∼5년간의 경제정책은 △안정에서는 성공을 했는지 모르나 △장영자사건등으로 인해 비능률의 제거에는 실패했고 △불노소득의 원천봉쇄에도 성공했다고는 볼수없다고 비만을 가하면서 △산업조정에의 적극개입 △건전기업분위기 유지를 위한 정책개발 △국토의 균형개발추진등을 제시했다고 한다.
나의원은 또 조감법이 『기분 좋은 법도 아니고 명분이 서는 내용도 아니다』고 지적했는가 하면 중소기업의 대출은 줄어들고 대기업의 대출은 늘어난 현실을 적시하는등 보기드문 비판을 가한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이번 세미나의 마지막 시간이었던 종합토의 내용 요지.
▲이종율의원 보고=(16일있은 시·도별 분임토의 내용을 종합정리) 자기혁신운동에 대해 일부공무원은 불안해하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얼마쯤 하다가는 열이 식어 그만 두겠지』하는 회의의 눈도 있으나 국민다수는 상당한 기대를 하고있다.
즉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고 오히려 선거직후 있었어야 했다는등 적극적이다.
자기혁신의 추진방향은 민정당이 힘이 있게 보여 미움을 받기도 했으니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기위해서는 한단계 높은 차원의 것이 돼야 한다고 한다.
도덕성 제고를 위한 솔선수범과 유언비어의 소지를 없애는것도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정책개발은 불편해소와 서민의 맺힌 응어리를 푸는데 역점을 둬야한다. 소값문제도 그 하나다. 몇백억원을 들여서라도 이것은 해결하고 넘어가야한다. 모든 정책은 당의 이념과 일치되도록 해야 할것이다. 일부는 당의이념과 거꾸로 간것이 있으니 수정돼야 할것이고 기대만 일으키는 나열식의 헛된 구호만 할게 아니라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한다.
민의수렴을 위해 민정시찰반 판견도 생각해볼 문제다. 지구당 중심운영을 말하지만 도시에서는 지구당 중심으로만은 해결안된다. 도시는 직능별·계층간의 교류가 있게하는 입체적인 것이 필요하다. 잘하고도 욕먹는 경우도 있으니 특히 지식층과의 교류를 넓혀야하며 홍보방향도 가다듬어야 한다. 개헌에 대해서는 국민사이에도 이론이 많다. 그러니 우선 당내의통일된 의견을 정립해야한다.
▲노태우대표위원 인사=이틀동안 다진 결속을 깊이 간직, 정기국회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밑거름이 되게하자. 파상적인 야의 공세에 전천후·전방위적인 전략을 수립해 당당하게 대처해 나가자.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재야인사들이 각종 유언비어를 날조하고 있는 작태가 야기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처하고 결연하고 자신있는 태도로 임하자.
▲김형효의원=어느 나라·사회치고 문제가 없는 곳은 없다. 외국에 나가면 지위·소속을 막론하고 「한국인」이어야한다. 외국에 나가 국내의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나라의 모습은 어떻게 되나. 김영삼씨가 최근 미국에서 민주화일정이 안밝혀지면 88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기 어렵다고 했는데 이는 잘못이다. 야당지도자라 하더라도 올림픽과 같은 대사는 성공적으로 치러져야한다고 말해야 마땅하다.
야당은 우리가 뒤떨어진 과학기술교육은 말하지 않고 왜 정치만 선진국처럼 안된다고 문제를 제기하는가. 이런 민주주의관은 현실여건을 고려않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독재냐, 민주냐하는 OX식 사고에서 벗어나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야당의 허상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
▲박규식의원=신민당은 규칙위반을 민주투사의 길로 잘못 알고있다. 타성적파행을 해야만 다음선거에서 당선되는것으로 착각하고 있는것이다.
우리국민들은 이번국회에서는 개헌·학원·박찬종의원사건등에 관해 참는게 미덕이 될 수 없다는것을 보여줘야한다. 두의원에 대해서는 제2, 제3의 파행적 국회의원이 나오지 않도록 징계조치를 해야한다.
▲이세기총무=정치인이 학생을 선동 이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지적은 좋은말이다.
▲염길정의원=민정당의 지지세력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농촌 농민이다. 믿을 것은 농민이 아닌가. 추곡수매시 충분한 물량을 사주고 적정가격을 보장해줘야 한다. 이틀간 토의한 내용을 정리해서 결의안으로 채택하자. <김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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