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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첫 생산직 근로자 희망퇴직…과장급 이상 500명 신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조선업계에 불어닥친 위기로 울산 현대중공업이 본격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하지만 노조의 반발로 과정이 순탄하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은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현대중이 생산직 희망퇴직을 받을 것은 1972년 창사 이래 44년 만에 처음이다. 희망퇴직 대상은 생산직 기장(과장급) 이상 중 근속 20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다. 이번 희망퇴직은 현대중공업그룹 5개 조선 계열사가 대상이다. 해당 인원은 2100명인데 현재 500여 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현대중 관계자는 “희망퇴직 대상은 소수에 불과한 데다 고기능 숙련 인력에 대해서는 기술 전수 등 여러 보완 제도를 운용하고 있어서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생산직에 대한 추가 희망퇴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들에게 약정 임금의 최대 40개월분과 자녀 학자금을 지급한다. 희망퇴직 신청자들은 이달 말 회사를 떠난다.

이와 함께 현대중은 자구계획으로 내놓은 비핵심 업무의 분사도 추진한다. 회사는 지난 9일 노조에 정규직 근로자 994명을 분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 개선 계획의 일환으로 제품별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작업장 내 전등 교체 등 설비지원 같은 경우 간접지원 부분인데 조선해양 엔지니어와 연봉이 같은 수준으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이런 부문에 대해 자회사로 분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은 지난 4월 엔진기계 사업본부에 속해있던 산업용 펌프 부문을 분사해 ‘현대중공업 터보기계’를 설립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 노조는 분사되는 조합원들은 사실상 하청업체 직원으로 전락해 임금과 복지 수준이 낮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노조는 분사와 관련된 사측과의 면담을 거부하라는 조합원 행동지침을 내렸고 오는 15일 울산 현대중 본사에서 분사 등을 반대하는 집회를 연다.

울산=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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