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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쉼 없이 뛰고 헤엄치며 12.9㎞…도전 속에서 맛보는 짜릿함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26㎞, 올림픽 마라톤(42.195㎞) 코스의 약 5배 거리를 17시간 동안 뛰어야 한다면 어떨까요?

소중 리포트 | 어린이 트라이애슬론

생각만으로도 아찔한 일을 스포츠로 즐기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수영·사이클·달리기를 혼자서 완주하는 ‘트라이애슬론’에 도전한 어린이 선수들입니다. 어린이 트라이애슬론 경기는 어른에 비해 거리가 짧지만(소년체전 기준 12.9㎞) 평균 20~30분을 쉬지 않고 달려야 하죠. 이들은 왜 어른도 도전하기 힘든 스포츠에 빠진 걸까요?

지난 5월에 열린 제12회 삼성출판사배 어린이 트라이애슬론 대회에서 종합우승을 거머쥔 과천 어린이 철인교실 선수 6인을 만나 트라이애슬론의 숨겨진 매력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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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선수는 “트라이애슬론 시작 종목인 수영은 긴장감이 높아 가장 매력적”이라 말한다.

tri(3가지)와 athlon(경기)이라는 라틴어가 합쳐진 트라이애슬론은 수영·사이클·달리기를 혼자서 완주하는 스포츠입니다. 1972년 미국 샌디에이고에 사는 한 변호사의 제안으로 시작돼 78년 하와이에서 첫 장거리 경기가 열리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어요. 이후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국내외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았죠.

경기 거리에 따라 4가지로 분류되는데 가장 긴 아이언맨(226㎞) 코스에 의미를 두고 ‘철인 3종 경기’라 부르기도 합니다. 코스가 길고 체력 소모가 높아 인간의 극기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스포츠 정신을 엿볼 수 있죠. 특히 종목의 조합에 따라 듀애슬론(사이클·달리기)과 아쿠아슬론(수영·달리기)으로 복합 경기가 가능해 다양한 운동을 한번에 즐길 수 있어요.

현재 트라이애슬론 어린이 팀을 이끌고 있는 김범석 과천 어린이 철인교실 감독은 “한 종목에 지루함을 느끼는 청소년 선수들에겐 흥미로운 운동이다. 매일 다른 종목을 연습하기 때문에 새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고, 자신의 강점과 약점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 도전 정신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긴 시간을 동료와 함께 뛰면 사교성과 사회성도 길러진다”고 설명합니다.


트 라 이 애 슬 론 코 스 1 수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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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선수가 출발 소리와 함께 물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은 장관이에요. 함께 물로 뛰어든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트라이애슬론에 빠지게 될 거예요” 과천시민회관 수영장에서 만난 김태영(과천 관문초 5, 경력 4년) 선수는 경기 시작을 알리는 수영에 트라이애슬론의 매력이 숨어있다고 말합니다. 일반 수영 경기와 달리 지정된 시작 위치와 레인이 없기 때문에 자리 선점 경쟁이 치열하죠. 수영을 가장 재밌는 종목으로 꼽은 조민제(과천 청계초 6, 경력 5년) 선수도 “선두로 나가기 위해 다리를 잡거나 힘으로 미는 과정이 긴장되긴 하지만 트라이애슬론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열기”라며 짜릿함을 소개했어요.

두 선수는 남은 두 종목을 고려한 영법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조 선수는 “일반 수영 경기는 팔과 다리를 모두 활용하지만 트라이애슬론에선 팔 동작에 더 많은 힘을 쏟아요. 발차기를 많이 하면 자전거와 달리기에서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이라며 “저는 폐활량이 좋은 점을 이용해 숨 쉬기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써요. 고개를 들지 않아 물에 수평으로 뜨는 유선형 모양을 유지해 안정적으로 속도를 낸다”고 자신만의 전략을 소개했죠.

반면 김 선수는 앞의 친구들을 따라가는 방법인 ‘드래프팅’을 자신만의 전략이라 말합니다. “드래프팅은 체력 소모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지만 너무 가까이 붙으면 오히려 다칠 수 있다. 적정 거리를 유지하도록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어요. 더불어 “수영은 물에 적응해야 하는 만큼 훈련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평소 수영을 잘한다면 그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며 “만약 기본적인 수영 실력이 있다면 트라이애슬론에 도전해 보라”는 팁을 전했습니다.


트라이애슬론 도전자를 위한 TIP

●수영을 배우세요 사이클은 끌고, 달리기는 걸어도 되지만 수영은 영법을 모르면 헤엄칠 수 없습니다. 특히 트라이애슬론의 수영 경기는 호수나 바다에서 할 때도 있어서 위험할 수 있어요. 초등부의 경우 수영 거리가 100~200m이니 수영을 1년 정도 배우는 것을 권합니다.

●듀애슬론·아쿠아슬론을 먼저 해 보세요 처음부터 세 종목에 도전하면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대신 사이클·달리기를 결합한 듀애슬론이나 수영·달리기를 결합한 아쿠아슬론에 먼저 참가해 보세요. 두 종목을 이어서 진행하며 운동을 바꾸는 순간 사용하는 근육의 전환에 익숙해질 수 있죠. 또 종목마다 강점과 약점도 체크해 볼 수 있습니다.

●경기가 아닌 놀이로 즐기세요 트라이애슬론에는 ‘실외에서 활동하며 자연을 즐기자’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처음 도전하는 친구라면 기록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갖기보다 스포츠를 즐기는 것에 집중해 보세요. 한 가지만 잘한다고 빨리 포기하지 말고, 여러 종목에 다양하게 도전한다고 생각하면 3종목 간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재미에 빠질 수 있습니다.



트 라 이 애 슬 론 코 스 2 사 이 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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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애슬론 두 번째 코스인 사이클은 자전거를 활용한 운동입니다. 가장 긴 거리를 차지하지만 바람을 가르며 속도를 즐길 수 있어 인기죠. 사이클의 속도감이 매력적이라는 최수연(과천 문원초 5, 경력 4개월) 선수는 “다른 두 종목과 달리 자전거의 힘을 활용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합니다.

최 선수는 엉덩이를 들고 춤추듯 타는 ‘댄싱’ 기술을 전략으로 소개합니다. “댄싱은 출발할 때와 언덕, 코너를 돌 때만 사용하는데 엉덩이를 들면 다리에 무게가 더해져 한 번에 큰 힘을 낼 수 있죠.” 또한 속도 유지를 돕는 기어와 코너링 기술을 이용해 힘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답니다.

최정호(과천 청계초 6, 경력 5년) 선수는 “속도를 내느라 안전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어요. 장비에 문제가 생겨 사고가 날 뻔했다는 최 선수는 “내 실수로 사고가 나면 나뿐만 아니라 주변 선수들에게도 피해를 준다”며 안전은 트라이애슬론 선수의 의무라 강조했죠. 실제 선수들은 모든 훈련과 경기 전에 타이어의 공기압(Air), 브레이크(Brake), 기아변속장치(Chain)를 점검합니다.

최 선수는 그중에서도 브레이크가 중요하다고 말해요. “앞 브레이크를 급히 잡으면 앞으로 넘어지기 때문에 뒤 브레이크를 먼저 잡고 앞 브레이크를 잡아야 안전하게 멈출 수 있죠.” 두 선수는 “사이클은 가장 긴 코스인 만큼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해요. 많은 훈련을 통해 자전거를 한 몸처럼 움직이며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해요”라며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트 라 이 애 슬 론 코 스 3 달 리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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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애슬론의 마지막 종목인 달리기는 체력 소모가 가장 많습니다. 특히 자전거를 탈 때와는 다른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근 전환이 힘든 운동이죠. 김태기(과천 청계초 6, 경력 5년) 선수는 “자전거에서 내리면 구부려져 있던 허리와 허벅지 근육을 다시 펴서 뛰어야 하는데 그 순간이 제일 고통스럽다”고 전했어요.

이런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김 선수는 피치 훈련을 꾸준히 한다고 말합니다. 피치 훈련은 팔과 다리의 움직임에 균형을 맞추는 기초 훈련이에요. 다리를 들어 가슴 쪽으로 최대한 끌어당기고, 팔을 강하게 흔들며 기본 자세를 익히죠.

대회가 다가오면 고난도 훈련인 인터벌 훈련으로 속도를 높입니다. 인터벌 훈련은 보통 400m를 1분 30초 안에 들어온 뒤 1분 쉬고 다시 뛰는 동작을 4~5회 반복하죠. 유예린(과천 문원초 6, 경력 5년) 선수는 “마지막 바퀴에선 숨 쉬기 곤란할 정도로 힘들어요.

그러나 이 연습을 통해 결승선에서 속도 내는 습관이 길러지기 때문에 꼭 필요하죠”라고 말했어요. 달리기를 트라이애슬론에서 가장 빛나는 종목으로 꼽은 두 선수는 “꾸준히 훈련한 덕분에 최종 200m를 앞에 두고 속도를 높여 저희가 남녀별 1등을 차지할 수 있었죠”라며 “1등으로 결승선을 끊는 짜릿함을 느낀다면 누구나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글=이민정 기자 lee.minjung01@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artjang@joongang.co.kr, 도움말=김범석 과천 어린이 철인교실 감독, 촬영협조=과천시 시설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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