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무실점 행진 오승환, 몸값 다했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기사 이미지

‘메이저리그(MLB) 특급 불펜’이라 불러도 손색없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사진)이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가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올 시즌 벌써 2승10홀드 활약
승리 기여도 800만 달러 가치

오승환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1이닝 무안타·1탈삼진·무실점했다.

오승환은 2-2로 맞선 7회 말 선발투수 애덤 웨인라이트에 이어 등판해 선두타자 제이 브루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애덤 듀발은 1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92마일(약 148㎞) 직구를 바깥쪽 높은 코스로 뿌려 루킹 삼진(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지나갈 때 스윙하지 않고 당하는 삼진) 처리했다. 에우제니오 수아레스를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운 오승환은 8회 케빈 시그리스트와 교체됐다. 세인트루이스가 8회 말 야디에르 몰리나의 적시타로 한 점을 뽑아 3-2로 승리하면서 오승환은 구원승을 챙겼다. 오승환의 승리는 4월 11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이후 60일 만이다. 지난달 27일 워싱턴 내셔널스전부터 8경기 연속 무실점한 오승환의 시즌 성적은 2승10홀드, 평균자책점은 1.65가 됐다.

오승환은 구원투수 중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팬그래프닷컴 기준) 7위(1.0)에 올라 있다. MLB에서는 WAR 1의 가치를 700만~800만 달러로 본다. 오승환의 연평균 연봉이 550만 달러(약 64억원·추정)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1년치 몸값 이상을 한 셈이다. 다양한 기록에서도 오승환의 뛰어난 능력이 확인되고 있다. 스트라이크존에 던진 공을 타자가 맞힐 확률은 71.1%로 2위다.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100개의 공을 던졌다고 가정할 때 타자가 100구 중 약 71개의 공만 방망이에 맞혔다는 의미다. 피안타율은 3위(0.139), 탈삼진율은 7위(37.4%)다. 빅리그 타자들도 오승환의 공을 제대로 때려내지 못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도 찬사를 보내고 있다. 지역매체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오승환을 ‘압도적인 셋업맨’이라 호평했다. 이날 경기 해설진은 “오승환의 내구력이 대단하다”고 했다. 연투에도 좀처럼 지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올 시즌 2연투 4번, 3연투 1번을 했으나 한 번도 실점하지 않았다.

해설진은 이어 “올스타전에서는 셋업맨이 클로저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오승환이 올스타전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에서는 박찬호(2001년·당시 LA 다저스)와 김병현(2002년·애리조나)이 올스타전에 나선 적이 있다. 투수들의 올스타전 출전 여부는 팬 투표가 아닌 감독과 선수의 추천으로 결정된다.

김현수(28·볼티모어)는 결정적인 2루타를 날려 팀 승리에 기여했다. 김현수는 8회까지 네 타석에서 3타수 무안타·몸맞는공1개·1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5-5로 맞선 9회 초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렸다. 3경기 연속 안타를 친 김현수의 타율은 0.366이 됐다. 김현수의 대주자로 나간 조이 리카드가 크리스 데이비스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볼티모어는 6-5로 이겼다.

마이애미전에서 6번 지명타자로 나선 박병호(30·미네소타)는 4타수 1안타로 시즌 타율 0.220을 유지했다.

KIA 고졸 신인 정동현 첫 선발승

프로야구 KIA 신인 정동현(19)이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따냈다.

올해 휘문고를 졸업하고 호랑이 유니폼을 입은 좌완 정동현은 불펜으로 두 차례 등판한 뒤 10일 광주 삼성전에 처음 선발로 나섰다. 그의 공은 최고 시속 138㎞에 머물렀지만 슬라이더와 슬로커브를 적절히 활용해 5와3분의2이닝 동안 5피안타·무실점 하고 4-0 승리를 이끌었다. KIA 고졸 신인이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올린 건 2002년 김진우 이후 14년 만이다.

정동현의 형 정대현(25·kt)도 고척 넥센전에서 선발로 나섰다. KBO리그에서 형제가 동시에 선발 등판한 건 처음이다. 정대현은 3-1로 앞선 7회 연속 볼넷을 내준 뒤 교체됐고, 후속 투수가 동점을 허용해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NC는 이틀 연속 만루홈런을 친 박석민을 앞세워 SK를 6-2로 꺾고 8연승을 달렸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프로야구 전적(10일)

▶삼성 0-4 KIA ▶롯데 3-5 두산 ▶NC 6-2 SK
▶LG 1-2 한화(연장 10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