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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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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83년11월20일 일요일 저녁에 방영됐던 텔리비전영화 『그날 이후』를 놓고 미국안에서는 떠들썩한 논쟁이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ABC방송이 6백50만달러를 들여 제작한 이 영화는 어느날 갑자기 핵공격을 받은 캔자스시티가 무대가 되며 그 충격적인 장면 때문에 당시의 핵정책에 영향을 미쳤을 정도다.
핵전쟁의 참상을 고도의 영상기술로 집중적으로 묘사한 이 영화는 그날 하룻동안 7천만명의 미국인들을 경악시켰다.
이와같은 영화는 히로시마 원폭직후인 46년에 이미 제작되기 시작했다.
「앨프리드·히치코크」감독의 『악명』은 충격적인 핵의 제작과정을 그린 것이고, 59년에 상영된 『바닷가에서』와 64년에 제작된 『마지막 생존자』는 각각 인류의 몰락, 지구의 종말을 그렸다.
미국의 중서부 도시 캔자스시티에 갑자기 소련의 핵공격이 가해진다.
평화롭고 고요했던 도시는 순식간에 쑥대밭이 되고 일부 생존자들은 처절한 생존투쟁을 벌인다. 모든것이 파괴되고 방사능에 오염된 사람들은 죽거나, 죽어가고 도시는 거대한 무덤으로 변해간다 (『그날이후』).
79년에 만들어진 『매드·맥스』는 황무지가 된 지구에서 살아가는 변질된 인류의 모습을 그린 것인데 큰 성공을 거두어 85년8월에는 가수 「티나·터너」까지 등장하는『매드·맥스III』까지 제작되었다.
역시 요즘 상영되고 있는 영화로는 『서약』이 있는데 핵낙진의 공포에 직면한 어머니와 아이들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날 이후』와 함께 핵시대를 가장 잘 표현한 영화로는 『중간지대』가 있다.
『중간지대』에서는 핵공격을 받은 도시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두남녀가 폐허화된 도시에서 6년동안 살아간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이밖에도 『3차세계대전』 『굴속의 노인』등 많은 작품이 있는데 앞으로 『매드·맥스 III』과 같은 공상과학영화가 더욱 늘어날 추세다.
워싱턴 포스트지 편집워원 「톰·샤레」씨는 『여러분야의 예술중에서 핵에 관한 내용을 가장 극명하게 다룬 것은 아마도 영화(방송)가 으뜸일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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