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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온 「출혈성폐렴」보도되자 보사부서 엉뚱한 불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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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누가 논에 들어갈건가>
○…출혈성 폐렴 (렙토스피라)의 발생사실이 6일 중앙일보에 단독 보도되자 보사부 당국자들이 크게 당황.
한 간부는 『앞으로 누가 논에 들어가려고 하겠느냐. 추수철에 농민들에게 공포감을 줘 이익을 줄게 뭐 있느냐』면서 매스컴에 대해 엉뚱한 불만을 토로.
이를 지켜보던 발단 부하직원은 『가장 인명을 소중히 여겨야할 보사부에서 인명을 가볍게 보고 농수산부 대변인같은 소리만 하고 있으니 뭔가 잘못된것 같다』면서 고개를 갸우뚱.
그는 또 지난해에도 발병사실을 숨겨오다 추수 후에야 발표하는 바람에 희생자가 늘어났다고 지적하고, 방역관계자의 부모가 사는 농촌마을에서 발병했다면 아마 제일먼저 조심하라고 연락했을 것이라고 한마디.

<10윌초까지 내렸으면>
○…장마비에는 강하고 9월비에는 약하다는 징크스를안고 있는 서울시는 최근 비가 자주 내리자 수방관계자와 방역관계자들이 제각기 울고 웃는 엇갈린 반응.
지난해 이맘때 폭우로 혼이난 상·하수도국 수방관계자들은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태풍예보와 함께 많은 비가 내리자 안절부절.
그러나 일본뇌염 방역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보사국 방역관계자들은 이번 태풍과 비로 뇌염 전염의 주범인 모기가 빗물에 떠내려가 별도의 방역이 필요없게 됐다며 싱글벙글.
보사국의 한 관계자는 『일본뇌염 발생은 10월초까지가 문제』라며 이때까지만 비가 자주 내려주기를 학수고대.

<검찰, 스스로 집안단속>
○…최근 정부에서 「자기혁신」운동이 추진되기 시작하자 검찰도 나름대로 자기혁신방안을 연구하는 한편 바깥바람이 불어오기 전에 스스로「집안단속」을 하려는 움직임.
검찰은 자체기강확립의 일안으로 5일낮 감찰과 직원들로 팀을 구성, 점심식사시간을 전후해 낮12시 이전에 식사하러 나가는 직원과 하오1시까지 자리에 돌아오지 않은 직원이 있는지를 방마다 일일이 기습 점검.
이로인해 검찰청사에 은근해 찬바람이 감돌기 시작하자 뜻있는 일부직원들은 『비슷한 쇄신운동들이 타율적으로 여러차레 있었던만큼 이번 혁신운동만은 자율적이고도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한마디씩.

<수업한 시간까지 소개>
○…최열곤신임서울시교육감은 2일 취임식이 끝난 직후기자들이 『서울시교위가 생긴이후 일선 교단경험이 없는 교육감은 처음이어서 일선교사들의 사기에 영향이 있다는 여론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매우 곤혹스런 표정으로 신경질적인 반응.
잠시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겼던 최교육감은 『엄밀히 말하면 보통교육 교단에 선적은 없지만 굳이 그렇게 구분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며 중앙교육연수원장 재임시 교사들에게 강의를 했고, 최근까지도 몇개 대학원의 강사로 있었던 경력등을 수업시간까지 자세히 소개하며 「풍부한 교단경험」을 설명.
그는 특히 『일선교사를 안지내보고 교육현장이나 일선의 에로사항등을 어떻게 알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서울·부산의 부교육감을 지냈고, 특히 연수원장때는 일선교사들과 토론회를 여는등 일부러 접촉기회를 만들어 간접적이나마 교육현장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답변해 교육감이 되기 위해 몇년전부터 준비해온듯한 인상을 주는 답변을 하기도.

<강건너 불보듯한 때문>
○…서울강남경찰서의 천기호서장등 간부들이 대학생단체인 「민추위」와 재야 정치단체인 「민추협」을 제대로 구별못해 시위주동대학생을 붙잡아 민추협간부라고 발표해 한때 혼란.
지난5일 뜻밖에 지난학기의 서울대 데모주동학생으로 지명수배를 받아오던 서울대인문대학생회 사회부장 최석우군 (21·종교학과3년)을 검거한 강남경찰서는 최군이 소속된 민주화추진위원회와 김대중·김영삼씨가 공동의장으로 있는 민주화추진협의회를 혼동, 최군을 민추협간부라고 발표했던것.
강남서간부들은 취재기자들이 이 사실을 재차 확인하는데도 계속 민추협이라고 고집. 한 관계자는 이에대해 『관내에 대학이나 재야단체가 없어 학원문제를 강건너불보듯해왔기때문인것 같다』고 해석.

<검찰 관계없다 강조>
○…법관인사에 대한 비관적인 글을 쓴 판사가 정기인사 하루만에 다시 시골로 전보발령되는등 법원이 인사후유증을 겪자 검찰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까봐 걱정스런 표정들.
그도 그럴 것이 서태영판사필화사건이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공안사건의 즉심이나 구속·압수수색영장을 맡아 무죄를 선고했거나 기각률이 높은것으로 알려진 다른 법관 3명도 정기인사에서 좌천된것으로 보도돼 검찰등 외풍이 작용한 것으로 오해를 살수도 있기 때문.

<학부무 항의전화 빗발>
○…경찰이 국교생과 유치원어린이들의 놀이를 통한 영아교습까지 과외로 단속하자 분개한 학부모들의 빗발치는 항의전화에 문교부만 골탕.
『단속을 하려거든 똑똑히 하라』『어떤건 괜찮고 어떤 건 죄가 되느냐』『같은 라보활동인데도 「한국라보」는 할 수있고 다른 사람은 못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는 전화가 연3일째 줄을 잇는다는 것.
문교부관계자는 『영어교습이 과외에 해당된다는 사설강습소법시행령 해석을 했을뿐인데 경찰이 이를 무조건 단속해 말썽이 된것 같다』며 『정부의 과외단속지침에서 국민학생이하는 처벌대상이 안된다』며 씁쓸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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