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식품업체 “1·1·9 회식 캠페인까지 했는데…” 사망 사건에 망연자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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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회식 캠페인까지 했는데….”

서울 수서동에 있는 유명 A식품업체 관계자는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건강한 식품 업체를 모토로 하고 있어 회사 분위기도 ‘건강함’을 강조해 왔는데, 직원 간 음주 후 폭행사건으로 숨진 피해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1·1·9 회식 캠페인이란 회식을 1차만, 한 가지 주종으로, 오후 9시까지 끝낸다는 캠페인이다.

회사에 따르면, 이 회사 계열 A건강생활 소속 직원인 한모(29·강남지역 B지점장)씨와 김모(29·영업사원)씨, 영업기획팀장 변모(42)씨는 지난 3일 저녁을 함께 했다. 한씨와 김씨는 입사 동기 사이였고, 변씨는 이들과 잘 아는 선배였다. 분위기가 좋게 시작된 술자리였지만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이어진 2차 노래방 술자리가 문제였다. 하지만 취기가 어느 정도 돌자 한씨가 변씨에게 “왜 우리 지점을 챙겨주지 않느냐”고 말을 하면서 분위기가 험해졌다.

김씨는 “선배에게 말을 함부로 하느냐”면서 한씨와 말다툼을 벌였고, 몸싸움까지 하게 됐다. 처음에는 두 사람을 말리던 변씨 역시 폭행에 동조하게 된 것 같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결국 한씨는 주먹과 발로 얼굴을 맞아 뇌출혈로 병원에 실려갔으나, 지난 8일 결국 숨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변씨와 김씨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A사 관계자는 “직원 간 폭행사건이라 회사에서 개입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피해자 장례비 지원, 회식문화 개선 등 수습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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