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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지수 21일 도입…장기투자 물꼬 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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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국내 증시에서도 배당지수가 도입되면서 배당이 주식 투자의 중요한 잣대로 떠오를 전망이다.

15일 재정경제부와 증권거래소는 배당을 많이 하는 50개 종목으로 구성되는 한국배당주가지수(KODI)를 개발해 오는 21일부터 운용한다고 발표했다.

배당지수는 시가총액의 단순평균인 종합주가지수(KOSPI)나 업종대표 종목 2백개로 구성된 KOSPI 200 지수와는 달리 배당을 잘하는 기업으로 구성된다.

재경부 이석준 증권제도과장은 "배당지수가 도입되면 국내 증시에도 장기투자가 활성화되고, 다양한 관련 신상품이 개발돼 증시의 수요 기반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와 투신업계는 배당지수를 토대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와 배당지수 전용 수익증권을 개발할 예정이다.

◇어떤 종목이 포함됐나=배당지수에 편입되는 종목은 50개로 2001년 7월 2일 지수 1,000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삼성전자.SK텔레콤 등 22개 종목은 KOSPI 50과 겹치지만 LG애드.빙그레.대림산업.삼양사.신도리코.제일기획.풍산.호텔신라 등은 배당지수에만 들어있는 종목들이다. 시가총액이나 거래량이 KOSPI 50 기준에 못미치지만 배당실적으로는 상위 50위에 포함된 것이다.

배당지수 종목은 KOSPI 200 편입종목 중에서 주기적으로 배당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안정배당지표와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금) 등 3대 배당지표를 비교해 선정됐다.

이들 종목은 지난달 말 배당성향이 40.6%에 달해 상장기업 평균(28.1%)보다 높았고, 배당수익률도 상장기업 평균(3.7%)보다 높은 5.7%에 달했다.

배당지수는 14일 1,307.22를 기록, 지수산출 기준시점보다 30.7% 올라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20.7%)와 KOSPI 200(25.8%)의 상승률을 웃돌았다.

◇배당지수 펀드 등장=배당지수가 도입됨에 따라 증시에는 배당지수 종목을 포함시켜 만든 배당지수 펀드가 등장할 전망이다.

삼성투신운용 엄태종 글로벌본부장은 "국내에는 장기투자 펀드가 없어 외국인들에 펀드 판매가 어려웠지만 배당지수 펀드는 장기투자 상품이어서 증시 수요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당지수 관련 펀드의 등장으로 배당지수 편입 종목들에 대한 매수세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배당지수를 기준으로 한 펀드를 만들려면 배당지수 편입 종목을 주로 사들일 수밖에 없어 관련 종목들이 배당지수 테마주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라지는 투자 환경=증시의 수요기반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지수 종목만 투자하는 전용 수익증권과 ETF가 잇따라 개발되면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이들 기업은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조건도 유리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의 배당횟수와 배당금액이 늘고, 단기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저금리로 갈 곳을 못찾는 부동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배당이 생각 만큼 늘어날 것 같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배당을 많이 하려면 경영 상황이 안정적이어야 하지만 인터넷회사 등 아직 성장에 치중하는 회사들은 배당을 많이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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