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6·25때 원조를 받은 나라 이젠 식량난의 아프리카 도울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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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박명윤씨 <46·유엔아동기금기획관리관>
유엔의 통계에 의하면 아프리카의 50여개국중 24개나라가 4년째 계속되고 있는 가뭄으로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들나라의 국민중 약1억5천만명이 굶주리고 있다.
5억4천만명에 이르는 아프리카 인구가운데 28%가 인간의 생존에 기본적인 먹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굶주려 죽어가는 아프리카 난민들을 돕기 위해서 세계각국은 구호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에이레의 로크가수 「봅·겔도프」가 기획한 아프리카 난민구호 자선공연인 「라이브에이드」가 세계적인 가수들이 대거 출연한 가운데 16시간동안 영국과 미국에서 열렸었다. 이 공연을 보고 세계 각국에서 내놓은 구호기금이 약7천만달러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 공연의 일부가 TV를 통해 소개되고 굶주림에 지친 어린이들의 모습과 구호식량을 배급받으려고 몰려드는 어린이들,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수많은 난민들의 참상이 알려져 커다란 충격을 준바 있다.
우리는 6·25때 여러나라로부터 원조를 받은 경험이 있다. 특히 현재 가장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이디오피아는 유엔참전 16개국의 일원으로서 우리의 자유수호에 한몫을 담당한 나라다.
지난 20여년간의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해 신흥공업국으로 부상한 우리는 이제 다른 나라의 고통에도 눈을 돌릴 때가 된것 같다.
금년은 유엔에서 참여·발전·평화를 주제로 하는 「세계청소년의 해」로 정한 해다.
지구촌이라 불릴만큼 좁아진 세계에서 우리들도 가난한 이웃, 아니 인류의 고통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또 세계의 평화와 아프리카의 발전을 위해 난민구호에 동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까.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 대한적십자사, 그리고 종교단체와 각언론사에서 아프리카 난민구호기금을 모금하고 있다.
우리 모두 인류애를 발휘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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