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피살 조사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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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마닐라UPI=연합】필리핀 언론인 5백명과 30개 언론단체들이 30일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지난 79년이후 희생된 언론인 22명 살해사건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난하고 나섰다.
필리핀 언론인들은 언론자유주간에 즈음하여 각 일간지에 게재한 공개서한을 통해 피살언론인들은 과감한 비평이나 폭로기사를 썼기 때문에 살해됐다면서 이들 살해사건의 용의자들은 군인·경찰·민병대원 그리고 『영향력있는 사람들에 고용된 총잡이』등이라고 주장했다.
이 서한은 「마르코스」대통령에게 철저하고 객관적인 수사를 요구하고 언론인 피살사건이 언론자유문제와는 무관하다고 믿게 하려는 일부 집단의 「오만한 태도」 를 비난했다. 정부의 미흡한 조치를 강력히 비난한 이 서한은 영자주간지인 수리가오 스파의 편집·발행인 「팔로마」씨가 지난 19일 퇴근길에 군인들로부터 30발의 총탄세례를 받고 숨진 후 나왔다.
필리핀기자 및 아나운서 20여명은 이날 마닐라 중심가에 있는 광장에서 수천명의 군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언론자유를 촉구하는 혈서를 쓰는 시위를 벌였다.
한편 이같은 기자들의 집단항의가 거세어지자「마르코스」대통령은 이날 특별수사반을 구성토록 제의했다.
필리핀 대통령궁은 「마르코스」대통령이 이날 전국 프레스 클럽대표 5명을 만난 자리에서 언론인 살해사건을 수사할 위원회를 구성토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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