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경제·문화외교 새 장 연 아프리카 순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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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커피의 최초 원산지는 에티오피아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는 이 커피를 마시며 문학과 예술을 논하던 카페 문화의 중심지다. 박근혜 대통령은 5월 25일부터 6월 4일까지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우간다·케냐를 거쳐 프랑스에 이르는 4개국 순방을 마쳤다.

아프리카는 인구 11억 명에 연평균 5%대가 넘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세계경제의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이다. 수출시장 다변화가 시급한 우리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최근 중산층은 물론 블랙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젊은 신흥 소비층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멋진 향기를 내뿜는 생두(生豆) 같은 매력을 지닌 곳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 3국은 아프리카 경제의 중심축이다. 산업 현대화와 전력·도로 등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면서 아프리카 성장을 주도하고 있고, 동남아프리카 공동시장(COMESA), 아프리카 자유무역협정(TFTA) 등 역내 주요 경제공동체 회원국으로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수출시 무관세 혜택을 누리고 있어 섬유 등 글로벌 제조기지로 성장할 가능성도 크다.

동아프리카 3개국 순방은 성장 잠재력과 전략적 중요성을 갖고 있는 지역과 정치·경제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국내 기업의 시장진출과 이를 발판으로 한 미국·EU 등 제3국 진출의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이번 방문에서 교역·투자·산업협력·인프라·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보건의료 등 협력유망분야에서 양해각서 76건을 체결하였다. 특히 개발협력과 문화외교를 결합한 새로운 아프리카 개발협력구상, 코리아에이드(Korea Aid)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아프리카 한류확산의 거점을 마련한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아프리카에 이어 방문한 프랑스는 인구 6600만 명, 국내총생산(GDP) 세계 6위의 명실상부한 글로벌 산업기술강국이다. 양국 간에는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어 왔는데, 여객기·원자로·고속철도·헬기 공동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로 수교 130주년을 맞이하는 프랑스 순방은 양국 간 경제협력의 지평을 한 단계 더 확대·심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교역·투자·바이오·ICT·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 창업기업 교류 등 다양한 경제분야에서 23건의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순방기간 중 개최된 K팝 콘서트와 문화행사는 한류붐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제2의 한류붐을 타고 한국의 프리미엄 식품이나 화장품, 문화상품 등이 유럽시장 깊숙이 파고들 수 있도록 한류 소비재 수출확대에 민관이 더욱 힘을 모아나가야 한다.

올해 들어 멕시코·이란 순방에 이어 아프리카·프랑스 순방을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튼튼한 플랫폼이 완성돼가고 있다. 이 플랫폼의 힘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 특히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쭉쭉 뻗어나가고 경제도 하루속히 수출부진을 털고 회복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해 나가야 한다.

주 형 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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