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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극우의 내면엔 증오와 반지성주의가 숨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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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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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의 새로운 얼굴들
세르주 알리미 외 지음
르몽드 코리아
310쪽, 1만6800원

반지성주의를 말하다
우치다 다쓰루 엮음
김경원 옮김, 이마
276쪽, 1만4800원

세계 곳곳에서 극우 성향 정당의 득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국민전선이 1위를 차지하더니 최근 오스트리아 대선에선 자유당 후보가 비록 패했지만 49%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헝가리·스위스·그리스·독일·폴란드 등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전개된다. 이러다 EU가 해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에서 아베 총리가 주도하는 우경화 흐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강세 등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두 권의 신간 『극우의 새로운 얼굴들』과 『반지성주의를 말하다』는 극단적인 사고가 인간과 사회에 불행을 초래하는 원인임을 되새겨보게 한다. 『극우의 새로운 얼굴들』은 국제시사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크’가 격월간으로 발행하는 ‘마니에르 드 부아’(134호)에 실린 특집을 기본 텍스트로 하여 극우 정당들이 약진하는 세계적 상황을 두루 살펴볼 수 있게 편집했다.

우파 비중이 커지는 배경으로 난민과 이민 문제, 무슬림에 대한 증오, 경기침체, EU에 대한 실망 등을 거론하는 가운데 점차 쇠퇴하는 유대·관용·평등의 가치를 되살리려는 시각이 책의 골간을 이룬다.

『반지성주의를 말하다』는 일본 사회의 우경화 현상을 진단하면서 그 바탕에 놓인 반지성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책에서 말하는 반지성주의는 지성의 부재나 게으름을 가리키지 않는다. 외곬의 지적 정열로 인한 편협함이 반지성주의의 특징이다. 단순한 법칙으로 삼라만상을 모두 설명하려 하거나, 세계를 한눈에 내려다보고 싶어하는 지적 갈망은 반지성주의와 밀접히 연관되기에 경계해야할 태도로 제시된다. 지성의 경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배영대 문화선임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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