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이성교제 겁부터 내지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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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년에 두번은 자녀의 이성문제로 어머니들은 몸살을 앓는다.여름방학이면 「바캉스베이비」에 시달려야하고 겨울에는 「크리스머스 베이비」에 가슴을 졸여야한다.
굳이 성문제로 비약되지않더라도 자녀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어 이성에 대해 관심을 갖는 눈치라도 보이면 학교성적이 떨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지 않을수 없다는게 어머니들의 공통된 토로다.
황송자씨 (46·서울종로구창신동)는 『고교1학년인 딸아이가 하루는 거울을 들여다보고 모양을 내기에 슬쩍 이유를 물었더니 일전 국민학교 반창회에서 만난 남학생이 꼭 보고싶으니 다시 만나자고 했다면서 엄마의 조언을 구하더라』면서 『그말을 듣는 순간 솔직이 성적부터 걱정이 되더라』고 털어놓았다.
『딸아이로부터 그 남학생을 사귀고 싶은것은 아닌데 보고싶다는 말을 듣고 너희들은 아직 경험이 없어 판단이 어려우나 엄마는 판단을 쉽게할수 있으니 직접 보고싶다고 했다』고 황씨는 말했다.
자녀의 이성에 대한 관심에 대처하는 어머니들의 방법은 대체로 이처럼 「내가 한번만나보겠다」는 것.
김효정씨 (40 서울강남구역삼동 개나리아파트)는 『막연히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아들의 말을 듣고 네가 사귀고 싶은 여자친구가 생기면 언제든 집에 데리고 오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그는 또 『한사람만 사귈 경우 깊게 빠져들 우려가 있어 되도록이면 여러명의 이성친구릍 갗는것이 좋다는 식으로 충고했다』고 덧붙였다.
어머니들이 자녀의 이성교제에서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불량학우들을 통한교제. 이 불량학우들은 왜곡된 성지식을 전파하고 호기심을 자극시켜 결과적으로 성문제로까지 비화될 우려가많기 때문이다.
황씨는 『현교과과정으로는 복습을제대로 하지 않으면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워 학업부진학생들이 생겨나고 이들은 극장가등 학교외부로 돌며 남학생과 어울려 가출까지하는 예가 빈번하다고 들었다』면서『가끔 아이들이 함께 잔 이야기를 해준다고 할땐 등골이 송연하다』고 말했다.
배성심씨 (51·서울동작구본동)는 『만화가게에서 성행위를 묘사한 음화들을 복사해팔고 이를 교실에서 돌려보는 일이 다반사』라고 지적하고 『음란비디오나 노골적인 성을 다룬 여성잡지등 오염된 성환경이 자녀들의 이성교제를 더욱 겁나게한다』고 두려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성교제는 세계적인 추세여서 억지로 막으려들면 오히려 역효과만 빚을뿐이라는게 성장한 자녀를 둔어머니들의 의견
막내가 대학1년생인 이창진씨 (50· 서울은평구응암동)는『성개방의 풍조는 세계적인흐름이며 특히 오늘날과같은 지구촌시대에서 이를 강제로 막는다는것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하고 『특히 사춘기때는 「이유없는 반항」이많아 무엇을 하겠다고 할때 이를반대하면 오히려 나쁜결과를 초래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자녀가 의사표시를 하기전에 「이성친구는 대학에간후 사귀라」는 식으로 미리 부모가 얘기를 해두면 문제발생의 소지가 줄어들것이라는게 그의 충고.
다른 어머니들도 어머니와자녀간에 비밀이 없도록 항상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생각을 공개하는것이 좋은 방법이라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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