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중 잘못된 버릇 개학 전에 고쳐주자|교수·전문가들이 말하는 어린이 길들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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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여름방학이 절반쯤 지나가 버린 요즘 한껏 자유로워진 생활 속에서 나쁜 버릇이 생긴 자녀들 때문에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
앞으로 남은 3주일 가량의 방학동안 자녀들의 나쁜 습관을 바로잡을 수는 없을까.
『늦게 일어나고 늦게 자는 버릇이 방학생활을 망치는 제일 큰 원인』이라는 서울 원효국민학교 김건환교사는 어떤 이유로든 자녀가 아침 일찍 일어날 구실을 만들어 주라고 말한다. 즉 온가족이 새벽 산책을 한다거나 수영·조깅 등 자녀가 즐겨 할만한 일을 권하라는것.
이로써 하루일과를 계획대로 풀어갈 수 있을 뿐더러 개학 후에도 규칙적인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온종일 TV앞을 떠나지 않게 되는 것도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갖기 쉬운 나쁜 버릇의 하나.
TV바로 보기 운동단체인 한국TAT 회원 박영애씨는-『하루 2시간 이상의 TV시청은 절대 금물』이라면서 그나마 30분 가량 TV를 본 뒤 가족끼리의 대화나 간단한 심부름 등으로 자녀가 TV에서 눈을 돌리도록 유도하라고 말한다. 자녀가 굳이 성인 프로그램을 보려고 든다면 무조건 말리지 말라고 충고한다.
납득할만한 이유없이 못 보게만 할 경우 오히려 호기심과 반발만 자극시켜서 역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가 함께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과연 왜 나쁜지를 자녀 스스로 깨닫도록 이야기를 나누라고 말한다.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TV를 보면 근시가 될 우려가 있고, 지나치게 오랫동안 TV를 보면방사선 때문에 백내장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그 외에도 강남성모병원 김재호박사는 『컬러TV의 빨간 색조가 너무 강해도 근시가 되기 쉽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건강을 해치는 편식습관도 방학을 이용해서 바로잡을 만한 나쁜 버릇.
『편식습관을 고치는 것은 어릴 때일수록 쉽다』는 동국대 유영상교수는 『10살 무렵까지는 어머니가 조리방법을 바꿈으로써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만 중·고생이 되면 입맛이 고정되어 매우 힘들다』고 말한다.
더운 날씨 때문에 청량음료나 빙과류를 너무 많이 먹는 것도 식사에 지장을 줄뿐더러 인체의 칼슘을 소모시키므로 매우 주의해야할 문제. 즉 이런 식품에 함유된 인산염은 뼈나 치아의 칼슘을 빼앗아 배설시킴으로써 뼈와 치아를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교수는 냉장고에 청량음료 대신 보리차나 미숫가루 물·식혜 등을 넣어두라고권한다. 『물론 매우 번거로운 일이겠지만 자녀의 건강을 늘 보는 것은 피아노·주산·컴퓨터등을 가르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냥 지나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유교수는 거듭 강조했다.<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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