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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로 경복궁 둘러보고 AR로 싸이와 어깨동무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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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1호 18면

케이스타일허브 4층의 한식체험관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요리 강습을 받고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VR기기로 국내 관광지를 체험하는 여행객.

“마치 관광지에 온듯 한국 곳곳을 구경하고 한식 문화를 즐길 수 있었다.”


이달 중순 서울을 찾은 말레이시아 관광객 로즈 말리아나(34)씨는 케이스타일허브(K-Style Hub)가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싸이·빅뱅 등 한류 스타와 사진을 찍고 비빔밥을 요리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케이스타일허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문화창조벤처단지(옛 한국관광공사 사옥)에 세운 종합 관광안내센터다. 정보 제공 중심의 기존 역할에서 더 나아가 한국의 문화와 음식까지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곳은 2층의 관광안내센터와 3~4층의 한식전시·체험관, 5층의 아트마켓관으로 구성됐다. 요리체험교실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먼저 관광안내센터로 들어서자 커피전문점에 온 듯하다. 나무 바닥이 깔려있고 목재를 활용한 인테리어가 편안한 느낌을 준다. 곳곳에 여행객이 쉴 수 있도록 소파와 의자가 놓여있다. 관광안내 데스크에선 영어·일어·중국어에 능통한 전문 상담사가 일대일로 여행정보를 제공한다. 김경자 한국관광공사 관광안내팀 선임매니저는 “하루 평균 400여 명이 상담을 받고 있다”며 “서울 뿐 아니라 부산·경주·제주도 등 전국의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센터 안 여행사와 연계해 곧바로 숙소와 교통을 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가상현실(VR) 체험존에선 경복궁 등 국내 유명 관광지를 가상현실로 미리 둘러볼 수 있다. 중국인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디지털 한류체험시설이다. 이곳에선 증강현실(AR)을 이용해 싸이·빅뱅·레인보우 등 한류스타가 실제 옆에 서 있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것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3층과 4층은 한식 문화를 알리는 전시관과 체험관으로 꾸며졌다. 3층 전시관 입구엔 긴 통로를 따라 창호지로 바른 24개 나무 창살문이 일렬로 전시돼 있다. 창살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24절기를 주제로 제철 음식을 소개하고 있었다. 절기 통로를 지나면 한국의 다양한 곡류와 향신료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 있다.


한식전시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한쪽 벽면에 쭉 늘어선 옹기들이다. 바로 지난해 이탈리아에서 열린 ‘밀라노엑스포’에서 호평을 받은 ‘옹기퍼포먼스 전시존’이다. 아리랑 노래가 울려퍼지자 96개 장독대 뚜껑 위에 다양한 음식 영상이 맺힌다. 장독 너머 담장 위로는 한국의 사계가 수묵화로 그려진다. 김석 한국관광공사 케이스타일허브 운용팀장은 “사계절 변화에 따라 건강한 식재료를 마련하는 한식의 가치를 미디어 아트로 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식체험관엔 직접 요리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소고기·오이·당근 등을 곱게 채 썰어 볶은 후 밀전병에 싸서 먹는 칠절판을 만들거나 한국 대표음식인 비빔밥을 만들고 시식하는 프로그램이다. 2시간 가량 진행하는 수업으로 첫 방문자는 30달러다. 3회 이상 프로그램에 참여한 방문자 대상으로 한 중·고급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5층의 아트마켓관은 식품이나 공예품은 기본이고 국내 중소 벤처기업이 만든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은 전통주와 홍삼이다. 한켠에 한복 체험관도 있다. 8월말까지 방문자에 한해 한복을 공짜로 빌려준다.


조덕현 한국관광공사 창조관광사업단장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한식과 문화상품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운영하겠다”며 “한국 관광의 도심 랜드마크이자 한식 세계화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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