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연예정보 깔끔하게 전해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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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방송의 시작을 알리며 떠들썩하게 등장했던 1기 VJ(1994년) 가운데 유독 튀지 않아 더 튀었던 사람이 있었다.

한마디라도 더 튀어보려 안달하는 연예정보 프로그램 리포터들 사이에서 차분한 목소리를 잃지 않던 사람이기도 했다. 올해로 데뷔 10년째를 맞는 방송인 이기상(33)씨다.

케이블 음악채널 m.net의 '여기는 가요발전소'초대 MC를 시작으로 케이블과 공중파를 오가며 꾸준히 활동하던 그가 14일 시작한 일일 연예정보 프로그램 '생방송 m.net 와이드 연예뉴스'(월~토 오후 5시.연예뉴스)의 MC를 맡았다. 차분하고 깔끔한 이미지 그대로 '연예뉴스' 역시 산뜻한 코너가 많다.

이씨는 "공중파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일부 스타에 편중된 데다 때로는 연예기획사의 영향력 같은, 정치적인 요소까지 작용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아직은 연예계와 특별한 이해관계로 얽히지 않은 케이블의 장점을 살려 지금까지와 다른 연예정보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매일 20~30분은 그날 그날의 연예뉴스로 채우고 나머지는 요일별 기획코너로 채운다. 눈에 띄는 건 '와락 부비부비'와 '와이드 스토커'. '와락 부비부비'는 스타와 함께 PC방에 가서 그의 이름을 검색한 후 거기에 나오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이다.

첫회엔 가수 옥주현씨가 나온다. 스타의 하루를 멀찌감치 떨어져서 관찰하는 '와이드 스토커'는 이씨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코너로, 멀기만 한 스타의 진솔한 모습을 가까이서 보여준다.

이씨는 '연예뉴스'외에도 KBS 1라디오의 시사버라이어티쇼 '생방송 일요일 1부'와 '세계는 지금'(KBS-2TV)'모닝 와이드 토요특집'(SBS)등을 모두 생방송으로 진행해 생방송 전문가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VJ는 카메라 앞에서 자기 표현을 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요. 그래서 최근엔 방송인 양성소 역할을 하는 거 같아요. 1기 VJ 모두 뛰어난 분들이었는데 다들 방송을 떠나서 안타까워요."

청일점 VJ가 이젠 유일한 1기 VJ로 방송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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