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키움통장서 1776만원 무단 인출…해킹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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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을 돕는 한 자활후견기관 통장에서 1776만원이 무단으로 인출된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보건복지부와 충북도 등에 따르면 충북광역자활센터가 관리하는 희망키움통장Ⅱ 환수금 계좌에서 지난 2일 1766만원이 인출돼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자활센터는 인출 사고 당일 거래은행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2개의 계좌에서 돈이 이미 빠져나갔다.

자활센터 관계자는 “센터가 관리 중인 4개의 계좌에서 32회에 걸쳐 3150만원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해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했지만 1766만원은 이미 인출됐다”고 말했다.

희망키움통장은 맞춤형 복지 수급자들이 목돈을 만들 수 있게 하는 복지제도다. 수급자들이 매월 1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10만원을 보태 3년 뒤 원금과 이자를 가져갈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한 환수금 계좌는 수급자들이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희망키움통장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지원했던 돈을 환수해 모아놓는 계좌다.

돈이 무단으로 인출된 컴퓨터는 지난달 29일 바이러스에 걸려 15~30분 정도 작동이 마비됐다. 자활센터는 백신 프로그램으로 치료를 한 후 정상적으로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컴퓨터가 해킹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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