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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키워나가는 재일한국과학·기술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재일동포의 지문날인 반대운동이 번지고 있는데 발맞춰 재일한국과학기술자협회(회장 박권희·59)는 재일과학두뇌의 양성을 통해 한국인의 파워를 키워 이 운동을 지원하자는 분위기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이를 위해 재일과협은 회원들의 활동본거지인 회관건립운동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대규모학술대회·회보준비등 활발한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박회장은 『재일동포 인재양성을 통해 지위를 높이고 대우받는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며 우수한 실력을 보이면 일본정부의 지문날인 강요에 제동을 걸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하고『현재 일본에 있는 5천여명의 동포과학자중 50여명은 일본인을 능가하는 우수두뇌라고 할수 있다. 이들을 결집시키고 더 많은 과학두뇌를 양성함으로써 재일동포의 지위향상에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과협회관은 당초 5개년계획으로 건립키로 본국 정부와 협의됐으나 재일과협측은 이번에 이를 앞당겨 앞으로 1년이내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일과협 김문재사무국장은 『건축비 20억원중 60%는 본국정부보조를 받고 40%는 재일동포들의 성금으로 충당키로 하고 이미 과협 및 민단·재일상공회의소간부등으로 건설추진위를 구성했으나 추진에 어려움이 많다』며 특히 본국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한편 주일대사·거류민단장·재일상공회의소의장등으로 구성된 재일과협고문단은 성금모금을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하고 구체안을 논의중이다.
이에따라 과협은 동경상야부근등에서 건축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현재 과협은 상야의 고교빌딩7층의 비좁은 사무실을 쓰고 있다.
일본에서 활약중인 1급과학자들도 재일동포의 지위향상을 통해 지문날인제도를 철폐하자는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과학계에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앞으로 유망한 한국인 과학자는 입자물리학분야의 이상무조교수 (쓰꾸바대학), 배석희·김필현씨(이상 동경이화학연구소), 해양물리학의 윤종환교수 (동경대), 유전공학의 김재만조교수(대판대), 화학의 강지삼교수 (동해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전자공학분야에는 김태휴(청산대) 김현우 (장기조선대) 장갑정 (동해대) 교수등이 있고 미생물학의 김태정교수 (동경의대), 수학의 송갑헌교수 (대판예술대), 물리학의 김덕주교수 (청산대)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산업계 일선에 있는 두뇌로는 홍정국씨 (IBM) 김무완씨(부사통) 이상수씨(동양글래스부사장) 등을 들 수 있다.
재일과협은 오는 10월27일 대규모학술대회를 열고 5개분야에 걸쳐 50여명의 학자가 주제를 발표하며 수명의 국내학자도 초청, 강연을 들을 예정이다.
과협회보는 현재 원고가 모두 들어와 교정중에 있어 곧 출판될 예정이고 10월하순쯤 50명의 재일학자들이 4∼6일 예정으로 국내산업계를 돌아보고 조국에 대한 인식을 높일 계획이다.
재일과협은 한편 올림픽을 앞두고 국내에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간염퇴치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갖고 본국정부의 간염대책에 관한 궤도수정을 건의, 정부가 이를 검토하고 있다.
과협고문인 김재하박사(61·경도서경병원장) 는 이 건의를 통해 88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이 간염공포지역」으로 외국인에게 인식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 현재 정부는 대부분의 국민에 예방접종이 권장되고 있으나 이보다는 3세이하의 유아에게 집중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 예산낭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경=김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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