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4개 시·도지사 “부산, 신공항 유치경쟁 자제 합의 위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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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영남권 4개 광역단체장이 17일 경남 밀양에 모여 “부산시는 영남권 신공항 유치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다음달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 결과 발표를 앞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17일 긴급회의 열고 공동성명 발표
“무분별한 홍보, 국론 분열 부추겨”
부산 “밀양 회동, 정치 쟁점화 우려”

권영진 대구시장·김관용 경북지사·홍준표 경남지사·김기현 울산시장은 이날 오전 신공항 후보지 중 하나인 밀양시청에서 긴급회의를 연 뒤 공동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은 “부산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정부의 신공항 입지선정) 용역을 저해하고 영남권 신공항 건설 무산을 초래할 수 있는 일체의 유치활동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또 “국토교통부는 신공항과 관련한 어떠한 국론 분열이나 지역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라”며 “영남권 신공항은 어떠한 외부적 환경이나 정치적 여건에 구애됨이 없이 예정대로 건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성명서를 낸 것은 지난해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의 합의를 부산시가 깼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지난해 1월 19일 대구에서 신공항 유치경쟁을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최근 서병수 부산시장에 이어 부산지역 시의원 등이 잇따라 가덕도를 방문해 “신공항은 가덕도가 최적지”라는 발언을 하자 나머지 4개 광역단체장이 반발해 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4년 전 지역간 갈등으로 신공항 건설이 무산된 뼈아픈 경험을 반복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합의위반에 대해 국토부가 나서 대책을 마련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입장 자료를 내고 “4개 시·도 지사의 밀양 회동이 경제논리로 해결해야 할 신공항 문제를 정치 논리화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대구·부산·밀양=홍권삼·황선윤·위성욱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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