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짜리 투수 선동렬 데뷔전 쓴잔 자신은 만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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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대구=조이권기자】1억원 짜리 투수 선동렬이 마침내 시동을 걸었다.
출전금지의 사슬에서 풀려난 해태타이거즈의 선은 2일의 대구 원정경기인 삼성라이온즈 전에서 첫선을 보였다.
계약금 1억원, 연봉1천2백만원으로 온갖 화제를 뿌린 끝에 해태의 유니폼을 입었던 선은 데뷔전에서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지만 그의 빠른 볼은 돌풍을 일으킬만한 무서운 것이었다.
『좋은 경험을 얻었습니다.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더라면 자만심에 들떴을지도 모릅니다만 오히려 지금의 심정은 패전투수가 된 것이 저의 프로생활을 위해 잘된 것 같습니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듯 자신감 있게 말하는 선은 신인답지 않게 여유를 보였다.『80%정도의 힘으로 던졌읍니다. 컨디션은 좋지 않았지만 최강타자들로 구성된 삼성선수들과 대결하고 나니 프로에서도 내 볼이 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었읍니다』
선은 이날 선발로 나와 8회까지 35명의 타자를 맞아 삼진 2개를 뺏고 9안타와 4구 4개(고의4구 2개·장효조)를 내주고 5실점했다.
선은 7회까지 산발 4안타 무실점으로 쾌투했으나 8회말 1사후 2번 허규옥의 큰 바운드 볼이 내야안타가 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3번 이해창과 끈질긴 볼카운트 시소 끝에 13구째 볼을 우전안타로 허용하면서 무너지기 시작, 8회에 집중 5안타에 5실점을 하고 강판하고 말았다.
이근우 주심은『국내투수 중 가장 볼이 빨랐다. 낮은 슬라이더를 주로 던졌으며 컨트롤이 아직은 미숙하고 신인이어서 배짱이 다소 부족한 것 같았다』면서 역시 앞으로 대 투수가 될 선수라고 칭찬했다.
4일 간격으로 등판할 예정인 선은『앞으로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고 빠른볼을 승부구로 하여 후기에서 10승 이상을 올려 해태 우승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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