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본식 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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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일본적 경영」은 한때 기업경영의 신화로 통했다. 「경영학」의 메카인 미국에서조차 일본적 경영을 찬양하는 소리가 높았다. 하버드대 「에즈러·보겔」교수는 『저팬 애즈 넘버 원』 (1등국 일본)이라는 저서에서 「일본의 기적」을 가져온 원동력으로 그것을 꼽았다.
역시 매사추세츠공대(MIT)「레스터·더로」교수도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경제칼럼을 맡으며 제1로 일본적 경영의· 강점을 얘기했었다.
그 기둥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장기계획, 둘째는 종신고용, 셋째는 연공서열제, 네째는 종업원의 충성심. 이런 경영술은 일본 기업의 대량생산체제에 견인차가 되었다. 팀워크를 가능하게 하고, 전사적 품질관리 (TOC)를 성공시켰으며,·노사문제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일본 기업의 바로 그 만병통치적「일본식 경영」이 요즘 일본 안에서 재평가되기 시작했다.경제동우회라는 단체에서 회원 기엄 3백80사를 대상으로 앙케트를 수집한 결과 (일본경제신문 19일자) 90%의 의견이 신「일본적 경영」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 이유의 첫째는 경영환경의 만회다. 일본 경제의 고도정보화, 소프트화, 글로벌화(국제화)가 진행되고, 신흥공업국 (NICS) , 발전도상국에의 기술이전에 따른 국제분업이 이루어지면서 일본기업은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탈출구는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를 찾아나서는 일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란. 첨단기술분야를 말한다. 생명공업, 신소재, 컴퓨터등.
이런 분야를 헤치고 나가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이제까지 외국기술을 들여와 그것을 용용, 약간의 부가가치를 얻던 이른바「1·5방식」의 경영전략으로는 「하이 테크」분야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바꾸면 지금까지의 일본식 경영에 의한 동찬성 지향은 대량생산체제에는 걸맞는데, 참조적 기술개발에는 적합치 않다는 결론이다. 신「일본적경영」의 특색은 첫째 「전략」 면에서 「본업」중심, 「핵심」 중심을 벗어나 다각화, 이노베이션 (혁신) 중심으로 전환해야한다. 둘째 「조직」면에서. 계층적 피라미드형을 무너뜨려 수평분업네트워크로 바꾸고, 셋째 「자도와 관항」에서 종신고용제는 유지하되 연공제보다 능력주의가 요구되며, 네째 「인적 자원」 에서 동질적 인재보다 이질적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질적 인재」란 개성이 강하고 때로는 「괴짜」갈이 보이지만, 이런 사람의 창조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아직은 경제발전의 단계가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에도 언젠가 닥쳐올 과제들임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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