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어패럴 농성 비 노조측서 강제해산|일주일만에 모두 끌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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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구속된 노조간부 3명의 석방을 요구하며 지난24일부터 철야농성을 계속해온 서울 구로공단 대우어패럴(사장 김억년) 제1공장의 근로자 80여명은 농성 6일째인 29일 상오 회사측을 지지하는 비노조 근로자들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또 대우어패럴 농성을 지지, 28일하오 동조농성을 벌였던 같은 공단 복흥(대표 유동성) 노조근로자 1백여명도 농성 10시간만인 이날 밤 회사직원에 의해 해산됐다.
강제해산 과정에서 두 회사의 농성근로자와 비노조 근로자들이 층돌, 20여명의 부상자가 났으며 부상자들은 회사 안 기숙사 등에 분산 수용돼 인근 가리봉의원 의료진들의 치료를 받고있다.
이로써 1주일 째 계속된 구로공단 일부회사 근로자들의 농성이 모두 끝났다.
◇대우어패럴=1주일 째 계속된 대우어패럴 근로자들의 농성을 지원하기 위해 상오8시5분쯤 서울대 삼민투 소속 대학생 및 청계피복 노조원 18명이 대우어패럴과 맞붙어 있는 한일은행 가리봉지점 뒷담을 넘어 20여m쯤 뛰어가 농성장안으로 들어갔다.
대학생들은 배낭에 빵과 우유 등 음식물과 횃불을 만들 수 있는 솜방망이 등을 들고있었다.
이때 농성장 밖에서 경비를 하고 있던 회사측 근로자들이 대학생들을 저지하려다 격투가 벌어졌으며 농성장안에 있던 근로자들이 대학생들과 합세, 회사측 근로자들에 돌과 의자 등 집기를 마구 던져 2층 농성장 유리창 1백여장이 박살났다.
회사측 비노조 근로자들은 20여분쯤 대학생 및 농성근로자들과 격렬한 투석전을 벌이다 비 노조원들은 상오8시30분쯤 각목·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현관을 통해 2층 농성장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다.
회사측 근로자들은 대부분이 여자인 농성자들을 밖으로 끌어냈으며 이때 농성 근로자와 층돌, 상당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회사측 근로자들이 농성장에 들어서자 여자근로자 15명이 건물2층 뒤쪽 찢어진 철창사이로 탈출, 5m아래 땅바닥으로 뛰어내리다 이중 일부가 부상했으며 모두 밖에서 경비중이던 사복전경에 붙잡혀 회사측에 인계했다.
또 농성자들은 밖에서 회사측 근로자들이 돌을 던지자『위로 올라오면 분신자살 하겠다』 며 솜방망이에 불을 붙였으며 연기가 나자 소방차 8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경찰은 대학생, 청계노조원 18명, 이들과 함께 농성장안으로 들어가려다 전경대원에게 붙잡힌 대학생 4명, 농성장 근처에서 붙잡힌 대학생 4명 등 모두 26명을 연행했다.
◇복흥=28일 하오5시55분쯤 서울 구로3공단 내 주식회사 복흥 3층 재단실에서 대우어패럴 근로자들에게 동조농성을 벌이던 노조원 1백18명이 회사직원 50여명에 의해 농성 10시간만에 강제로 해산당했다.
강제해산과정에서 농성근로자 10여명이 각목 등에 맞아 다쳤으며 그중 문윤수군(20)은 중상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강제해산 후 하오11시쯤 농성근로자 중 1백3명을 회사버스 편으로 귀가시켰으나 주동자 l5명은 회사 내에 8시간동안 감금한 채 자체조사를 벌이다 29일 새벽 2시10분쯤 기물파손 등의 이유로 경찰에 고발했으며 서울 남부경찰서는 공계원군(27· 고대화공과 4년 제적)과 장미희양(25·고대가정교육과 4년 제적) 등 14명을 연행, 농성경위를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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