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협 출신 모임 가려던 우상호 “운동권 다 모인다 할텐데…”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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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1980년대 학생운동권 단체인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 정치인들이 16일 4·13 총선 이후 첫 만찬회동을 한다.

오늘 낙선자·당선자 함께 만남
박완주·기동민·이인영도 멤버

이 단체 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전대협동우회는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총선 낙선자 위로 및 당선자 축하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박완주 신임 원내수석부대표, 기동민 원내대변인 등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동 일정이 알려지자 우 원내대표가 중앙일보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비공식 자리라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공개됐으니) 안 가겠다”며 “‘운동권이 다 모인다’고 할텐데 어떻게 참석하느냐”고 반문했다. 우 원내대표는 전대협 초대 부의장(초대 의장은 이인영 의원) 출신이다. 전대협 핵심 중 핵심인 셈이다. 전대협동우회장을 지낸 적도 있다.

신원철(현 서울시의원) 동우회장은 “회원 수백 명 중 당선자들과 낙선자들이 다 같이 모이기로 한 자리였는데 소문이 나면서 우 원내대표가 오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아무래도 ‘86그룹’에 대한 이미지가 있으니 신경이 쓰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대협 출신은 주로 2000년을 전후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젊은 피’로 수혈하면서 정계 입문했다. 당시엔 ‘386(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으로 불렸으나 이젠 대부분 ‘586’이 됐다.

이번 총선에선 우 원내대표를 비롯해 전대협 출신이 20여 명 당선됐다. 주요 전대협 출신 인사론 4선의 송영길 당선자와 3선의 김영춘·이인영·김태년 의원, 재선의 서영교·유은혜·박홍근 의원 등이 있다. 초선 중 위성곤 당선자도 전대협 출신이다. 다만 전대협 2기 의장 출신 오영식 의원은 낙천했고, 임종석(3기 의장) 전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

4기 의장이던 송갑석 후보는 광주 서갑에 출마해 낙선했다. 또 전대협동우회 부회장을 맡았던 정청래·최재성 의원은 각각 공천탈락, 불출마선언 등으로 20대 국회 진출에 실패했다. 운동권 인사들의 부침(浮沈)이 컸다는 말이 나온다.

◇ 초선 중 강병원(서울 은평을), 박용진(서울 강북을) 당선자도 각각 1994년 서울대와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이지만 전대협이 아닌 한총련 시절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두 사람은 당시 한총련 주류였던 NL(민족해방)계열 주사파와 거리가 있던 21세기 진보학생연합과 PD(민중민주)계열이었다. 강 당선자는 “기존 한총련 노선과 달리하는 이화여대ㆍ경북대ㆍ영남대 등 전국 20여개 대학과 함께 한총련의 민주적 개혁과 NL-PD 진영 대립을 넘어선 새로운 진보학생운동과 국민적 공감대에 기초한 새로운 통일운동을 벌였다”고 말했다.

강태화·최선욱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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