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디지털 혁신, 타깃은 27세 젊은 층…듣도 보도 못한 것 들려주고 보여줘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CNN은 더이상 TV 방송사(TV network)가 아닙니다. TV, 데스크탑, 모바일, 각종 SNS 등 뉴스 이용자가 있는 곳 어디나 CNN도 함께하고자 합니다.”

기사 이미지

글로벌 협력을 다지러 지난주 한국을 찾은 앤드루 모스(42·사진) CNN 미국 부사장 겸 CNN 디지털 월드와이드 총괄의 말이다. 1980년 24시간 케이블 뉴스 채널로 출범, 실시간 속보에 강한 면모로 세계적 명성을 쌓은 CNN은 최근 다양한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CNN 머니, CNN 스타일 등 경제나 문화에 특화한 새로운 뉴스 서비스를 내놓는가 하면 지난달 중순 페이스북이 도입한 메신저봇 같은 신기술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앤드루 모스 CNN 디지털 총괄

지난해 10월 출범시킨 ‘그레이트 빅 스토리’는 아예 별도의 동영상 스타트업이다. 이 신생기업은 평균 50대인 CNN 시청자와 달리 그 절반 나이인 평균 27세의 젊은 층을 겨냥, 흥미로운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웹·앱·SNS 등으로 공개한다. 그 어디에도 CNN 로고는 없다.

“일부러 그랬어요. 독창적이고 참신한 걸 창조하려고요. 빨간색 ‘CNN’ 세 글자가 들어가지 않는 조직은 CNN 역사상 처음입니다.” 마침 이 스타트업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한 그는 “‘듣지 못한 것을 들려주고, 보지 못한 것을 보여준다’는 게 모토”라며 “독립적인 조직일뿐 아니라 비밀은 (기존과 다른) 목소리, 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고무적이고, 놀랍고, 낙관적이고, 모험적이죠. 밀레니얼 세대에 접근하려 일부 매체가 취하는 바보스럽고, 회의적인 어조 말고요.”

CNN은 얼마 전 2000만 달러(약 230억원)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초점은 모바일, 동영상, 글로벌이다. 물론 새로운 일을 벌이기만 하는 건 아니다. “선택을 해야죠. CNN은 최근 TV와 디지털 취재 데스크를 합쳐 일하는 방식을 효율화했습니다. 이런 통합은 더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입니다. 한편으로 신규 투자를 하지 않는 분야도 있습니다.” 시민기자가 참여하는 CNN의 동영상 플랫폼 ‘아이리포트’가 그 예다. 10년 전 출범 때와 달리 요즘은 SNS가 비슷한 역할을 한다.

디지털 혁신에서 신생 미디어와 비교해 기존 미디어가 유념할 점을 두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스타트업의 장점은 빨리 움직인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죠. 기존 미디어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실패도 하고 실수도 하겠지만 다시 또 시도하는 겁니다.” 언론인 출신인 그는 CNN 이전에 ABC뉴스, 블룸버그TV 등에서 일했다.

글=이후남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hoona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